한화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가 KBO 데뷔 처음으로 포수 출장했다.
폭스는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홈경기에 2회 대타로 교체출장, 3회부터 우익수 수비로 들어갔다. 이어 6회부터 경기에 빠진 정범모를 대신해 포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포수 장비와 마스크를 쓴 폭스가 등장하자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한화는 1회 안영명이 경기 시작부터 6연속 안타를 맞고 5실점하며 강판되자 선발 포수 조인성까지 동시에 교체했다. 조인성에 이어 정범모가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5회 공격에서 대타 정현석으로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이날 3번째 포수 박노민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포수로 나올 수 있는 선수는 폭스밖에 남지 않았다. 6회부터 신인 투수 김민우와 호흡을 맞춰 안방을 지켰다.

폭스는 외야수로 분류돼 있지만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다.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73수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는데 포수로 입단했다. 이후 타격에 전념하는 차원에서 3루수·1루수 그리고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포수였기에 애착이 크다.
폭스도 포수로 뛰는 것에 기대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포수는 내가 처음으로 한 포지션이다.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이고, 투수와 리드하며 경기를 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며 "감독님은 여러 작전을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지명타자·외야수·1루수는 물론 포수로도 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포수는 2명 있었다. 최초의 외국인 포수가 나온 팀이 한화로 2004년 엔젤 페냐가 4월24일 대구 삼성전에서 한 경기 출장한 게 최초였다. 그 전날 한화는 주전 포수 이도형이 무릎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엔젤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단 한 경기로 끝났다.
그 이후 지난해 넥센에서 뛴 비니 로티노가 10년만의 외국인 포수로 등장했다. 12경기 중 8경기를 선발로 마스크 쓰고 출장한 로티노는 52이닝 동안 수비율 9할7푼7리를 보이며 도루는 7개 허용, 1개 저지로 도루저지율 1할2푼5리를 기록한 바 있다. 앤디 밴헤켄 등 외인 투수가 나올 때 배터리를 이뤘다. 폭스는 이날 6회 신인 김민우와 배터리를 이뤘다. /waw@osen.co.kr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