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울리고 두산-롯데 운명 바꾼 '순간의 선택'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26 21: 52

한 순간의 선택이 양 팀의 희비를 가르는 승부처가 됐다. 박세웅(20, 롯데 자이언츠)는 김현수(27, 두산 베어스)의 홈런 한 방에 울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에서 두산은 롯데에 5-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4회말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박세웅에 눌려 좀처럼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지만 처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한 방으로 흐름을 뒤집었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롯데의 아쉬운 선택도 있었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 순간은 두산이 0-1로 뒤지고 있던 4회말이었다.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박세웅이 김현수 타석에서 던진 초구는 폭투가 됐고, 상황은 2, 3루로 변했다. 롯데는 김현수를 거르고 만루를 만들어 양의지를 상대로 병살 유도를 노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결정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김현수에게 던진 2구째 포심 패스트볼(144km)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김현수는 실투를 놓칠 타자가 아니었다. 김현수가 친 공은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이 됐다. 무실점 호투하던 박세웅에게 3실점이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 홈런 이전까지 투구 내용에서 박세웅은 상대 선발 앤서니 스와잭을 압도했다. 스와잭은 3회초까지 63개의 공을 던졌을 만큼 초반부터 투구 수가 불어난 끝에 퀄리티 스타트(QS)에 실패했다. 반면 박세웅은 3회까지 35개만 던지는 쾌조의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 선택 하나가 박세웅을 스와잭보다 빨리 물러나게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김현수를 고의 볼넷으로 보내 만루를 만들었다면 2, 3루 상황에서는 나올 수 없는 병살도 유도할 수 있었지만 롯데는 양의지 대신 김현수와 정면으로 맞붙었고, 그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박세웅은 4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음에도 90개로 6회말 1사까지 막아냈다. 만약 김현수를 상대하지 않고 1루에 보내줬다면 비슷한 투구 수로 더 긴 이닝을 버틸 수도 있었다. 최고 144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도 골고루 던지며 두산 타선을 잘 상대했지만,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승패를 갈랐다. /nick@osen.co.kr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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