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투수는 누구인가. 최고와 최고가 선발 맞대결을 통해 정면 출동한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30)와 NC 에릭 해커(32), 두 외국인 투수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NC의 시즌 12차전 경기가 야구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8월 KBO 데뷔와 함께 연일 완투-완봉 행진을 벌이며 괴물로 등장한 로저스, 그리고 시즌 내내 꾸준함을 무기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해커의 첫 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가장 뜨거운 인물은 역시 로저스. KBO 데뷔 4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1.31에 불과하다. 4경기 중 3경기가 완투승이며 그 중 2경기는 완봉승이다. 경기당 평균 8⅓이닝을 던지는 이닝이터로 역대 외국인 투수 중 단기 임팩트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다.

피안타율이 1할4푼2리에 불과하며 WHIP 0.73도 놀라운 수치다. 34⅓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32개로 구위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4일 휴식에도 굴하지 않는 스태미너와 회복력이 로저스의 최대 강점이다. 이번이 3번째 4일 휴식 등판으로 지난 22일 광주 KIA전 9이닝 10탈삼진 무실점 123구 완봉승 이후 다시 던진다.
당시 경기에서 로저스는 국내 최고투수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도 6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126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했지만 투구수를 관리하지 못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현종도 잘 던졌지만 9이닝을 123구 5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로저스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양현종에 이어 이번에는 해커가 로저스 깨기에 나선다. KBO리그 3년차가 된 해커는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4경기에서 리그 두 번째로 많은 158⅓이닝을 던지며 15승4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 중이다.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2위. 특히 리그 최다 20번의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낮은 WHIP(.101), 피안타율(.226)로 세부 성적이 매우 뛰어나다.
로저스에 가려 있지만 8월의 전체적인 성적은 오히려 해커가 더 낫다. 이달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4승 평균자책점 0.93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하고 있다. 4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8월 다승·평균자책점에 WHIP(0.72)까지 모두 로저스를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기록만 놓고 따져보면 해커도 로저스에 크게 밀릴 게 없다.
관건은 결국 양 팀 타선이 얼마나 터져줄 수 있느냐 여부. 삼성을 제외한 LG·kt·KIA는 로저스에게 완벽하게 당했다. NC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선을 자랑하지만 최근 에릭 테임즈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게 걸림돌이다. 해커는 올해 한화를 상대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올 시즌 한화의 타선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KBO 최고 투수를 가리는 로저스와 해커의 진검승부, 과연 누가 자존심을 지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