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亞 3번째 출루율 TOP 10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27 05: 58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시즌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보내고 있는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순위표 ‘TOP 1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지금은 출루율에서 그 가능성이 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아시아 출신으로는 세 번째 업적으로 이어진다.
피츠버그 내야의 핵심으로 거듭난 강정호는 이제 규정타석에 진입해 수많은 슈퍼스타들과 순위표에서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26일(이하 한국시간)까지의 성적을 살펴보면 타율(.290)에서 내셔널리그 21위, 출루율(.366)에서 14위, 장타율(.460)에서 20위, OPS(출루율+장타율)에서 17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홈런·타점은 절대적인 소화 타석이 적어 이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는 성적이기도 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출루율이다. 강정호는 2할9푼의 타율과 3할6푼6리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타석당 볼넷이 그렇게 많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몸에 맞는 공이 16개나 나오며 출루율이 대폭 높아졌다. 때문에 타율은 21위지만 출루율은 14위로 순위가 적잖이 차이가 난다. KBO 리그에 비해 치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MLB이지만 강정호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공은 침착하게 골라내는 차분함까지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출루율 부문에서 10위 내 진입은 가능할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어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순위표를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26일까지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는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0.454)와 조이 보토(신시내티, 0.448), 그리고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0.445)가 다투고 있다. 타이틀은 세 선수 중 한 명에 주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강정호의 동료인 앤드루 매커친이 딱 4할로 4위다.
역시 강정호의 동료인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3할7푼3리로 8위고, D.J 르마이유(콜로라도)가 3할7푼1리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정호와는 5리 차이다. 출루율 5리 차이를 뒤집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뒤집을 것도 없는 수치다. 여기에 강정호는 비교적 일관된 출루율을 보이고 있다. 8월 들어 출루율이 3할6푼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하루도 없다. 강정호의 타석당 투구수는 4.08개로 비교적 인내심 있게 공을 지켜보고 있는 축에 속한다.
그렇다면 아시아 출신으로 출루율 상위권에 포함된 선수는 누가 있었을까. 역시 추신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추신수는 2009년(.394)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8위를 기록한 것에 이어 2010년에는 4할1리로 4위를 기록했다. 정점은 신시내티 시절이었던 2013년이다. 당시 추신수는 4할2푼3리라는 뛰어난 출루율을 찍으며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었다.
볼넷을 고르는 데 그렇게 큰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안타를 치는 능력이 빼어났던 스즈키 이치로도 출루율 부문에서 두 차례 TOP 10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모두 시애틀 시절로 2004년에는 4할1푼4리로 아메리칸리그 2위, 2007년에는 3할9푼6리로 리그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타격 부문에서 9번이나 ‘TOP 10’에 들었던 경력에 비하면 출루율 에서는 생각보다 상위권에 많이 진입하지는 못했다.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진출한 마쓰이 히데키도 비교적 좋은 선구안을 가진 타자였으나 출루율 TOP 10 진입에는 실패했다. 2004년 아메리칸리그 11위, 2010년에는 17위까지 간 것이 가장 근접한 성적이었다. 그 외 나머지 선수들은 20위 내에도 진입한 적이 없다. 또한 이치로, 추신수의 성적은 신인 시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강정호가 적어도 출루율에서는 아시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신인이 될 가능성은 있는 셈이다. 현대 야구에서 가치가 더 커지고 있는 출루율의 카테고리를 생각하면 이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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