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에 처져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SK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한 선수의 이름만 들으면 반색한다. 그만큼 활약상이 좋다. LG와의 3대3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선수 중 하나인 신재웅(33, SK)이 그 주인공이다. 기대대로 빠르게 팀 불펜에 녹아들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재웅은 SK의 승부수다. 지난 7월 24일 LG와 전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데려온 ‘귀한 몸’이다. 당시 SK는 진해수의 구위 저하 속에 마무리 정우람 외에는 필승조에 편입시킬 만한 왼손 자원이 없었다. 그래서 신재웅에 주목했다. LG에서 정상급 왼손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신재웅을 데려와 불펜 운영의 효율성을 꾀한다는 계산이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아까운 선수들이 LG로 가긴 했지만 지금 성적만 놓고 보면 SK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신재웅만 놓고 보면 ‘대만족’에 가깝다.
트레이드 당시 도화선이 된 정의윤도 이적 후 5개의 홈런을 때리며 나름대로 자기 몫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재웅은 SK 불펜의 일원으로 완벽히 자리 잡았다. 이적 이후 14경기에서 9⅓이닝을 던지며 3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은 반면 삼진은 무려 14개나 잡아냈다. 기록 및 투구 내용에서도 모두 안정감이 있다. 원포인트가 아닌, 1이닝 이상을 능히 소화할 수 있다는 점,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SK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신재웅은 “모두가 잘 해준다. 이미 선수단과 불펜 분위기에 적응이 된 것 같다”라고 웃어 보이고 있다. 김경태 SK 투수코치도 “최고의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그만큼 기량도 뛰어나고 인성이나 적응적인 측면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5일 연속 등판을 하는 등 어려운 팀 여건 속에서 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신재웅이다. 18일 KIA전부터 22일 NC전까지 5경기에 모두 등판해 4이닝을 던졌다. 시즌이 막바지로 흘러가는 시점이라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신재웅은 “괜찮다”라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재웅은 “사실 LG때는 4일 연속 등판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등판은 모두 1이닝씩 끊어가는 상황이었다. 1⅓이닝만 해도 이닝 중간에 다시 공을 던져야 하니 힘이 드는데 이렇게 끊어가는 것은 괜찮다”라고 주위를 안심시켰다.
새 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신재웅이다. 신재웅은 “팀 사정이 어려워 내 등판 일정과 같은 건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던질 뿐이다”라면서 “(이)재영이형이 2군에 내려가 이제 나와 (채)병룡이가 불펜 최고참이다. 책임감을 가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SK 왼손 불펜진 재건의 한 축인 신재웅이 이제는 SK 전체 불펜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