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괴물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KBO리그 데뷔 첫 패전을 당했다. NC의 끈질긴 승부에 고전을 면치 못한 데다 심판의 볼 판정에 흔들리며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하며 무너졌다. 6이닝 3실점이면 퀄리티 스타트이지만 로저스이기에 실패한 경기였다.
로저스는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점으로 막았다. 이날 전까지 KBO리그 데뷔 후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한 로저스였으나 NC 타선의 끈질김에 진땀을 뺐다. KBO 데뷔 후 최소 이닝으로 가장 안 좋은 투구. 한화도 믿었던 로저스가 흔들리며 지난해 6월14일을 시작으로 마산구장 10연패 늪에 빠졌다. 올 시즌 마산구장 6경기 모두 전패.
로저스는 1회 NC 1번 박민우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김준완을 9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종욱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함과 동시에 포수 조인성이 김준완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1회를 끝냈다. 2회에는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와 첫 대결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고 승리한 로저스는 나성범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정근우의 호수비에 힘입어 땅볼 처리한 뒤 이호준을 느린 커브로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3회 역시 손시헌을 유격수 땅볼, 지석훈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김태군을 3루 땅볼로 가볍게 삼자범퇴. 4회에는 박민우를 2루 땅볼, 김준완을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요리한 다음 이종욱마저 9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키며 노히터 행진을 이어갔다. 5회 테임즈를 2루 땅볼 처리한 뒤 나성범에게 우중간 빠지는 2루타를 맞고 노히터가 깨졌지만 이호준을 볼넷 출루시킨 로저스는 손시헌을 우익수 뜬공, 지석훈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고 1·2루 위기 극복.
문제는 6회였다. 김태군을 2루 땅볼, 박민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투아웃을 잡았으나 김준완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게 문제였다. 마지막 7구 슬라이더에 김준완이 체크스윙했지만 3루심 권영철 심판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NC는 히트앤런 작전을 통해 1루 주자 김준완이 2루로 뛰었고, 이종욱이 좌중간 가르는 안타를 터뜨리면서 1,3루로 압박했다.
이어 이종욱은 2루 베이스까지 훔치며 로저스를 압박했고, 테임즈 대신 6회 수비부터 나온 조영훈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순식간에 1-2로 역전당했다. 후속 나성범과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앙 펜스를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6회에만 3실점했다. 특히 나성범과 승부에서 5구 몸쪽에 꽉 찬 직구가 볼 판정을 받자 불만스런 제스처를 취했고, 결국 결정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후속 이호준을 삼진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은 허락하지 않았지만 흐름은 이미 NC 쪽으로 넘어간 뒤였다. 로저스는 덕아웃에 들어온 뒤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좀처럼 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심판의 판정에 불만이 생길 수는 있지만 표현이 매끄럽지 못했다.
이날 로저스의 총 투구수는 129개로 개인 최다. 스트라이크 82개, 볼 43개였다. 6이닝은 개인 최소 이닝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1.31에서 1.79로 상승했다. NC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로 투구수 조절에 실패했고, 설상가상 심판 판정에 흔들리며 자멸한 경기였다. /waw@osen.co.kr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