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마운드의 마지막 전력보강 카드인 더스틴 니퍼트(34)가 불펜에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까.
두산은 27일 경기까지 치른 현재 62승 50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삼성과 7경기차로 벌어진 것은 물론 2위 NC와도 4.5경기차를 보이고 있어 2위로 올라서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이제 3경기차인 4위 넥센을 따돌리며 3위 자리를 굳히고 포스트시즌 선전을 다짐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
이번 시즌 내내 문제가 되고 있는 불펜은 최근 강화될 요소 하나가 생겼다. 바로 우측 서혜부 근육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니퍼트다. 지난 4년간 전형적인 선발투수였지만,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가 한계 투구 수를 끌어 올리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불펜에 두고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직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니퍼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음 주에 한 번 보고 결정할 것이다. 공이야 던질 수 있는데 부상 부위에 힘을 주는 게 힘들다. 불펜 피칭에 돌입해야 언제쯤 복귀할지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부상 이전과 같은 피칭을 해주기만 한다면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보직은 승부처에서 등판하는 셋업맨이다. 김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마무리는 아니다. (이)현승이 바로 앞 아니면 7회 정도에 나와서 틀어막게 하겠다. 기본은 현승이 앞이고, 3점차 이내에 선발이 6회를 마치고 내려가면 7회가 중요하니 그때 쓰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오)현택이가 해주던 자리다"라고 덧붙였다. 니퍼트가 정착하게 되면 오현택은 지금보다 조금 부담이 적은 자리로 이동할 수 있다.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추격조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노경은도 어깨가 가벼운 상황에 등판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함덕주를 비롯한 다른 여러 투수들의 부담도 니퍼트가 일부 짊어질 수 있다.
또한 이현승의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이 생긴다. 확실한 셋업맨이 없었던 관계로 두산은 2점차 이하 접전에서 이현승을 8회에 내보내 아웃카운트 4~6개를 맡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니퍼트가 든든하게 버텨주게 되면 이현승이 9회에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3개만 책임지면 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니퍼트가 통증 없는 모습으로 과거의 위용을 되찾아야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가정이다. 이 조건이 실현되기만 한다면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승부가 가능한 불펜을 갖는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 로테이션을 쓸 방침을 가지고 있어 두산은 허준혁과 앤서니 스와잭 중 한 명도 추가로 불펜에 투입할 수 있다. 니퍼트 복귀로 인한 긍정적인 연쇄작용만 일어난다면 두산 불펜도 약하지만은 않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