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31, kt 위즈)가 타율 3할에 진입하며 커리어하이를 향해 고속 질주를 하고 있다. 물론 3할 진입이 반가운 박경수지만 이런 특정 수치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경수는 27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3할1리를 기록했다. 박경수가 올 시즌 3할을 기록했던 건 4월 1일 수원 삼성전이 마지막이었다. 완전히 시즌 초반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4월까지 타율 2할4푼, 그리고 5월에는 타율 2할1푼3리를 기록하며 주춤하기도 했다.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고전했다.
하지만 6월부터 박경수의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왔다. 가장 큰 변화는 타이밍. 박경수는 27일 경기 후 “시즌 초에는 발을 끌었다가 나가는 타격 폼이었는데, 중심 이동이 잘 안 됐다. 특히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서 퀵 모션으로 던지면 타이밍이 늦어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황병일 코치님이 ‘그럴 바엔 차라리 스탠스가 넓은 상태에서 발을 짧게 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경수는 “부산(6월 10일 롯데전)에서 그렇게 처음 친 날 홈런도 치고 3안타인가를 쳤을 것이다. 그 때는 안타를 치고도 ‘지금 하루 잘 맞을 수 있지만 얼마나 갈까’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연습에 집중하다보니 내 걸로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6월 이후 현재까지 타율 3할5푼7리 18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타격 사이클이 6월부터 올라왔고, 거기서 조금씩 왔다 갔다 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경수는 27일 KIA전 4안타로 당당히 타율 3할에 진입했다. 홈런보다 더 목표로 했던 타율까지 끌어올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박경수는 “너무 좋다. 경기에서 운도 따랐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박경수는 “주위에서 3할에 20홈런 치면 좋겠다고 말한다. 물론 치고 싶지만 아직은 욕심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어찌 보면 박경수 개인으로선 이제 막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박경수는 “한 시즌을 치르면서 이렇게 고타율과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건 처음이다. 그런데 여기서 계속 욕심을 내다보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오늘도 그랬고 계속해서 타석에 집중해서 컨택만 하는 느낌으로 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마음으로 하다 보면 중심에 맞아서 홈런이 나오고 3할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 이면에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깔려있었다. 박경수는 “‘홈런 쳐야 하는데’라는 조급함이 생기만 다시 떨어진다. 그건 저만 생각하는 야구다. 감독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말이 ‘나보다 팀이 먼저다’이다. 우리 팀은 그렇게 가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력으로나, 마음가짐으로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경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