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조기에 선택한 교체카드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화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6으로 패했다. 1-4로 뒤지던 8회초 2사에 이용규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와 정근우의 좌전안타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유희관에 막혀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한화는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폭스는 이틀 연속으로 선발 포수가 됐다. 하지만 마스크를 그리 오래 쓰지는 못했다. 1회초 1사 3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선제 타점을 올린 폭스는 3회초 자신의 유격수 땅볼이 병살로 연결된 뒤 곧바로 3회말 수비에서 조인성으로 교체됐다.

사실 3회초 병살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보다는 송은범을 리드하는 과정에서 나온 볼 배합이 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화는 2회말 3실점했고, 이에 문제를 느낀 김 감독이 폭스의 다음 타석까지만 지켜보고 교체를 염두에 뒀을 확률이 있다.
구단이 통역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폭스는 국내 투수들과 언어가 달라 소통이 힘들고, 전문 포수가 아니기 때문에 투수 리드에 있어 기본적으로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선수다. 따라서 타격을 비롯한 다른 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어필해야만 포수로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3회초까지 폭스는 긍정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경기를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빠졌다.
3회말부터 조인성과 함께한 투수들은 폭스가 있을 때보다 실점이 줄었다. 조인성은 폭스보다 마스크를 더 오래 썼지만 자책점은 2점만 허용했다. 하지만 타선이 유희관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제대로 추격전을 펼치지 못한 채 패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결과론적인 비판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부상이 없는 선수를 너무 이른 시점에 교체하는 것은 팀의 가용인원을 줄여 전력을 100% 활용할 수 없게 만든다. 만약 조인성을 선발 출격시켰다면 폭스를 대타로 활용 가능했지만 이미 폭스를 먼저 내보낸 터라 그럴 수가 없었다. '포수' 폭스 카드가 이틀 연속 성공하지는 못했다. /nick@osen.co.kr
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