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필승 카드' 조무근(24)의 구속 상승 비결은 무엇일까.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뜨겁게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선수는 단연 구자욱(22)과 김하성(20)이다. 하지만 순수 1년차 신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는 조무근이다. 경쟁자들이 막강해서 그렇지 신인왕을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성적이다. 오히려 순수 신인으로는 역대급 성적을 내고 있다.
조무근은 올 시즌 33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1.83(59이닝 12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된 상황에서 등판해 긴 이닝을 끌어주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특히 대학 시절 130km 대에 머물렀던 구속이 올 시즌 140km 후반대까지 올랐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공은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조무근은 20일 대전 한화전 최고 구속 149km를 찍었고, 27일 수원 KIA전에선 146km, 30일 수원 SK전에서도 146km를 기록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 확실히 타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조무근은 최고 구속에 대해 “야구하면서 최고 스피드다”면서 몸에 딱 맞는 밸런스를 찾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에도 밸런스는 괜찮았다. 그런데 허리 부상을 당하고 돌아왔는데, 이전보다 더 밸런스가 좋아졌다“라고 덧붙였다.
밸런스를 잡기 위한 하체 운동의 힘도 컸다. 조무근은 “경기 전에 하체 운동을 많이 한다. 너무 많이 해서 경기에 나갔을 때 힘이 빠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후 경기들에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정명원 투수 코치도 조무근의 활약에 흐뭇하다. 정 코치는 조무근에 대해 “스스로 연습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것보다는 정상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구속이 빨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무근의 프로필상 키는 198cm. 누구보다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시즌 초에는 체격 조건에 비해 빠른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몸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구속을 끌어 올리고 있다. 정 코치는 “이전에는 덩치에 비해 힘을 제대로 못 썼다. 그런데 밸런스 운동을 열심히 잘 했고 야구가 잘 돼 자신감도 생기다 보니 잘 한다. 지금은 몸을 잘 쓰고, 자기 힘을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 코치는 젊은 투수들을 강하게 키운다. 하체 운동을 많이 시키는 이유도 어린 선수들의 밸런스를 제대로 잡기 위함이다. 아직은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게 사실. 정 코치는 “조무근은 아직 풀타임을 뛰어본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1군에 있지만 2군처럼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저녁에 쉐도우 피칭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라면서 “연봉 2억, 3억원이나 10승 투수들에게는 그렇게 못 시키지만 우리는 다 연봉 2700만원 투수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모습이 일시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스스로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게 정 코치의 설명. 조무근은 정 코치의 강훈련을 소화하면서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정하고 있다. 여기에 실전에서 공을 던지면서 ‘큰 키를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깨우치고 있는 셈이다. 올 시즌 조무근의 성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