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이다.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밖에 없다. 5년만에 대표팀에 다시 이름을 올린 석현준(비토리아)의 다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9월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이어 9월 8일에는 레바논 원정을 떠나 3차전을 치른다.
'새로운 원톱' 석현준이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축구 대표팀에 5년여만에 합류하게 된 석현준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5년전 들떴던 모습과는 달랐다.

당시 A대표팀을 이끌었던 조광래 감독이 어린 나이에도 네덜란드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으며 주목을 끈 바 있는 석현준의 기량을 직접 살피겠다는 뜻을 내비쳐 성사된 A대표팀 승선이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선보이지 못했다. 인상적인 활약은 나타내지 못하면서 조광래 감독은 더이상 그를 호출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했지만 석현준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아니 실력이 좋지 않았다. A대표팀 뿐만 아니라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그의 기량은 인정 받지 못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도 석현준을 한 차례 선발해 기량을 점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이광종 U-19대표팀 감독도 수원컵 등을 통해 석현준의 기량을 체크했지만 역시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더이상 대표팀에서 석현준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대표팀의 부진이 소속팀까지 이어졌다. 아약스서 방출됐던 석현준은 그로닝언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를 거쳐 포르투갈리그로 진출했다. 그러나 비토리아 세투발 소속으로 2014-2015 포르투갈 수페르리가서 6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또 주전공격수로 자리를 잡으며 안정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폭발적인 슈팅능력을 선보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를 대표팀에 선발한 뒤 이어진 골이었다. 자신의 A대표팀 재승선에 축포를 날리면서 최고의 능력을 선보였다.
5년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을 때 석현준은 들뜬 모습이었다. 자랑스러운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오며 '뽀뽀'를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대형 공격수가 나타났다는 이유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라운드서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며 관심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또 석현준 본인도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절치부심하며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상승세에 대해 석현준은 "나 혼자 잘한 것이 아니다. 팀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면서 "대표팀에 대한 그리움도 컸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축구가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념한 것이 좋아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대표팀에 선발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대표팀에서는 헌신한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고 발전할 것이 많다. 열심히 노력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협의 부상에 대해서도 일단 선수의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현재 남은 것은 축구가 전부라고 강조했다. 최근 터트렸던 폭발적인 득점 장면에 대해서도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모습이 나왔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석현준은 그동안 축구가 잘 되지 않으면 생활이 잘 풀리지 않았다. 축구만이 가장 중요했다. 나의 첫번째라는 것을 느끼면서 전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원점으로 다시 돌아간 모습. 과연 그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주목된다. / 10bird@osen.co.kr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