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이닝 임박’ 하비, PS 투구는 불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1 10: 08

돌아온 ‘다크나이트’에게 포스트시즌 투구는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맷 하비(26, 뉴욕 메츠)의 팔꿈치에 ‘180이닝 제한’이 걸려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비의 남은 시즌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메츠가 그 ‘초심’을 지킨다면, 하비는 메츠가 포스트시즌에 나서더라도 집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버스터 올니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하비가 이닝 제한에 근접해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컬럼에서 하비의 올 시즌에 180이닝 제한이 걸려있다고 보도했다. 하비는 2013년 말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으며 올해 복귀해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보도대로라면 하비는 올해 ‘20이닝’만 남은 셈이 된다.
초반 투구 밸런스가 다소 흐트러지며 고전하기도 했지만 하비는 하비였다. 올 시즌 24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은 4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33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런 하비의 현재까지 투구이닝은 딱 160이닝이다. ESPN은 “하비에게는 아직 4주의 정규시즌과 10월(포스트시즌을 의미)이 남아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ESPN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예를 들어 하비가 180이닝에서 투구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역시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던 스트라스버그는 2012년 당시 ‘160이닝 제한’을 걸어두고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159⅓이닝을 던진 뒤 투구를 중단했다. 당시 워싱턴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세인트루이스의 벽에 막혀 일찌감치 가을 야구를 접었다. 스트라스버그가 조기 시즌 종료에 대해 갑론을박이 일어난 이유였다.
ESPN은 스트라스버그와 하비의 에이전트가 동일 인물(스캇 보라스)이라는 점, 그리고 메츠가 시즌 초 내린 결정을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을 근거로 하비의 올 시즌 막판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앞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똑 부러지는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상황적 문제는 31일까지 메츠가 동부지구 2위인 워싱턴에 5.5경기를 앞서 있으며 포스트시즌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예 중위권으로 처졌다면 모를까, 이제는 하비에 대한 목마름이 커질 시기다. 이런 팀 사정을 고려해 하비가 180이닝을 넘어서도 투구를 자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하비가 ‘던지겠다’라는 의사를 밝혀도 메츠는 머리가 아픈 것이 사실이다. 현장과 의학 파트의 의견이 미묘하게 갈릴 경우 한바탕 논란이 불가피하다. 스트라스버그는 프런트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결과물이었다.
20이닝은 앞으로 3~4경기면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이다. ESPN은 180이닝이라는 기준을 맞춘다면, 하비를 정규시즌 1위 결정용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지금 당장 투구를 중단해 포스트시즌 출전에 맞추는 방안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역시 어느 쪽이든 결정이 어려운 문제다. 하비를 포스트시즌에 보고 싶어 하는 팬들도 있는 반면, 지금 당장 투구를 중단하면 팀 선발 로테이션이 깨지는 부작용도 나온다. 결국 하비가 180이닝에서 올 시즌을 멈추느냐, 아니면 그 이상으로 갈 것이냐가 모든 활용 방안을 쥐고 있다는 평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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