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투수가 세 명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선발진에 믿을 만한 카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세이브 마무리 투수가 있다는 것은 뒷문도 어느 정도 든든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두 명제를 모두 잡는 팀은 마운드 전력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는 이 두 토끼를 모두 잡는 팀이 예년보다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승 트리오와 30세이브 마무리 동시 배출은 사실 1년에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 수치다. 대개 1년에 1~2팀 정도만 이 기록을 달성하고 많으면 3개 팀 정도다. 극심한 타고투저 열풍이 일었던 지난해에는 삼성만이 이 기록을 이뤄냈다. 이 부문의 단골손님이기도 한 삼성은 임창용이 31세이브를 기록했고 밴덴헐크(13승), 윤성환(12승), 장원삼(11승)이 선발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는 않는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올해는 리그가 144경기 체제로 전환돼 이 기록이 생각보다 더 많이 나올 전망이다. 역시 삼성이 가장 첫 머리에 서 있다. 삼성은 이미 10승 투수가 3명이나 된다. 윤성환이 13승, 피가로가 12승, 클로이드가 10승을 달성했다. 차우찬이 9승, 장원삼이 8승을 달성하고 있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선발 전원 10승’도 가시권이다. 여기에 임창용이 25세이브를 기록 중이라 30세이브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최강을 자부하는 삼성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구원 부문 선두인 임창민(28세이브)을 보유하고 있는 NC도 이 기록에 근접해가고 있다. 해커가 16승으로 에이스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손민한이 9승, 이재학이 8승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 달성은 손민한 이재학의 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넥센은 이미 세 명의 투수는 10승을 돌파했다. 밴헤켄이 12승, 한현희가 11승, 피어밴드가 10승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구원왕 유력 후보자였던 손승락이 아직 21세이브에 그치고 있다. 기회도 예년보다 잘 찾아오지 않은 것에 최근 부진으로 세이브 기회 몇 차례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넥센은 반대로 손승락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넥센은 지난해 10승 투수가 하나 부족해 이 대열에 올라서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KIA도 유력 후보다. 윤석민이 25세이브를 기록 중인 가운데 양현종(12승)과 스틴슨(10승)은 이미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그 다음 후보가 임준혁인데 현재 8승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 2승만 더 거두면 이 문턱도 넘어설 수 있다. 반면 나머지 팀들은 현재까지 16세이브 이상을 기록 중인 투수가 없어 올해도 이 기록과는 멀어져 있다. 144경기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 달성이 여전히 쉽지는 않음을 이야기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