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정착' 노경은 강력한 긍정의 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9.02 10: 30

노경은(31, 두산 베어스)이 긍정으로 시련들을 극복하며 팀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노경은은 오래도록 몸과 마음이 아픈 시간을 보냈다. 올해 초 타구에 맞아 턱을 다쳤고, 시즌 개막 후에는 모친의 투병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로 인해 성적에도 영향이 없지 않았다. 한 해설위원도 "노경은이 겨울에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 턱을 다치지만 않았다면 다른 시즌을 보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직도 계속해서 변경됐다. 처음 1군에 왔을 때 셋업맨으로 출발했던 노경은은 윤명준이 흔들리면서 마무리가 됐지만 한 번 빠진 부진의 늪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정비할 시간을 갖고 지난달 9일 돌아온 뒤로는 롱릴리프 혹은 추격조로 달라진 피칭을 보이고 있다. 8월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⅔이닝 5실점한 것만 빼면 복귀 후 평균자책점은 1.42로 훌륭하다.

그러나 노경은은 "아직 감을 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롱릴리프다 보니 1~2점 뒤질 때 더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추가실점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필승조도 아닌데 선발 뒤에 붙는 것이 어떻게 보면 편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부담이다. 별 생각 없이 하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하지만 분명 공은 좋아졌다. 노경은 자신도 "구위는 올라왔다고 본다. 제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기 때문에 불펜에서 짧은 이닝이라도 시원하게 던지는 것을 감독님이 좋아하신다. 시원하게 던지고 맞으면 감독님도 잘 했다고 말씀해주신다. 뒤에 (오)현택이나 (함)덕주, (진)야곱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부담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세트 포지션에서 글러브를 전보다 귀에 가까운 위치로 놓는 폼으로 바꾼 뒤 달라진 부분이 있다. 노경은은 이에 대해 "슬라이더의 구속이 다시 좋아져 커터처럼 보일 때도 있다. 중요한 순간에 포크볼도 잘 떨어진다. 예전에 138~140km 정도였던 것이 133~4km가 됐지만 움직임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한때 마무리까지 맡았다가 이동했지만, 현재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노경은은 "내 위치에 불만은 없고, 경기에서 이기면 팀 분위기가 좋아져서 내 할 일을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면 선발승을 한 것 처럼 즐거움을 얻는다. 보직은 어떻든 상관없다. 남은 경기도 불펜투수들 활약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이끌 것이다. 추가실점만 안 하겠다는 생각으로 내 할 일만 하면 팀은 이길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1군 복귀 전 "매일 나가라고 해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던 노경은은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그는 "몸이 좀 지쳐야 밸런스가 잡히는 것 같다. 힘이 넘치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제야 슬슬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2013년 토종 최다이닝(180⅓이닝) 투수이기도 했기에 체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노경은은 현재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돌이켜보면 턱을 다치고 어머니가 아프셨던 것이 아쉽다. 그래도 하늘이 쉬게 해줬다고, 그러지 않았으면 어깨나 팔꿈치 중 한 곳이 아팠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그는 아픈 기억들까지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음을 표현했다. 시작부터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지만, 긍정만은 잃지 않은 노경은에게 다시 팀을 위해 공헌할 기회가 왔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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