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늪에 빠진 KIA가 결국 '최후의 보루' 양현종(27) 출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치열한 5위 싸움, 여기서 더 밀리면 힘들어진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KIA는 2일 청주 한화전 선발투수로 양현종을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수원 kt전에 3회 오정복의 강습 타구에 왼쪽 손목 윗부분을 맞아 강판되는 불운을 겪었던 양현종은 다행히 타박상으로 밝혀져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4일 휴식을 취하고 5위 싸움의 직접적인 경쟁 팀 한화를 상대로 선발등판한다.
어느 정도 예고된 등판이었다. KIA 김기태 감독은 1일 한화전을 앞두고 양현종의 회복속도가 빠르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2일 한화전 출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초 한화전이 아니라 3~4일 광주 롯데전이나 5~6일 대구 삼성전이 예상됐지만 몸 상태가 빠르게 호전된 만큼 한화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KIA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문학 SK전을 시작으로 갑작스럽게 6연패 늪에 빠졌다. 올 시즌 5연패가 3번 있었지만 6연패는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시즌 최다 6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필요했다.
KIA가 6연패에 빠진 건 에이스의 부재가 컸다. 양현종이 지난달 28일 kt전에서 연패 탈출을 위해 출격했지만,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중 갑작스런 부상으로 강판돼 연패가 더 길어졌다. 올 시즌 KIA가 연패를 길게 가져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스토퍼 양현종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4월21일 광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로 KIA를 4연패에서 구해냈다. 5월23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8이닝 동안 무려 13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역투로 1-0 승리와 함께 KIA의 3연패를 막았다. 5월29일 광주 NC전 역시 7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2연패를 끊어 스토퍼 위력을 뽐냈다.
가장 최근에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15일 광주 LG전에서 5⅔이닝 1실점으로 막고 KIA를 5연패에서 벗어나게 한 바 있다. 올해 4번이나 팀 연패를 끊는 승리로 스토퍼 역할을 톡톡히 했던 양현종이라면 6연패로 악화일로의 길을 걷고 있는 KIA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갖게 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가장 큰 관건은 양현종을 뒷받침하는 타선이다. 6연패 기간 동안 KIA는 팀 타율 2할2푼6리에 평균 3.0득점에 그쳤다. 팀 타율과 득점뿐만 아니라 팀 출루율(.295) 장타율(.338) OPS(.633) 모두 리그 최하위 기록. 타선이 깊은 침묵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에이스 양현종 홀로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