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테임즈가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원조 멤버인 박재홍(42.MBC 스포츠+ 해설위원)에 대해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테임즈가 역대 6번째 선수로 멤버에 가입하면서 그동안 ‘30-30’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과연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에 대해 관심이 다시 모아지면서 유일한 3번 가입자인 박재홍 해설위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최근 박재홍 해설위원을 만나 그 당시에 대해 묻자 “그 때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던 때로 그것이 대단한 기록인 줄도 몰랐다. 주위에서 잘한다 잘환다 칭찬하니까 계속 치고 뛰었던 것 같다. 막상 기록달성하고 난 후에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박 위원은 그 이후 1년에 2개씩 도루만 더했다면 ‘300-300 클럽’에 도달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합니다. 개인통산 300홈런 267도루에 머물러 프로생활 17년 동안 34개만 추가했으면 300홈런-300도루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30-30 클럽’을 만들고 ‘호타준족’의 달인으로 인정받았던 박재홍 위원은 뜻밖의 얘기도 꺼냈습니다. ‘선수시절 해외진출의 기회가 없었느냐’는 물음에 20여년전에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다는 대답이 나온 것입니다.

박 위원은 “신예시절이던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매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오라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당시에는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박 위원은 “당시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인 플로리다 브래든턴에 갔을 때 나를 본 피츠버그 구단 관계자들이 현대 구단에 임대 계약을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에서 허락을 하지 않았다”고 얘기했습니다.
당시 박재홍을 지도했던 코치들에 따르면 박재홍은 현대 선수들 중에서 타격 스피드가 단연 돋보였다고 합니다. 피츠버그 실내연습장에 설치된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 피칭머신에 유일하게 반응하고 적응한 현대 타자가 박재홍이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한국 타자들은 반응조차 못하던 강속구 피칭머신을 박재홍은 몇 번의 헛스윙을 한 후 곧바로 적응, 때려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본 피츠버그 구단 관계자들이 박재홍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박재홍은 구단 상황 등 주변 여건이 여의치 않아 미국 진출 꿈을 접은 채 국내 무대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가 신인이던 1996년 ‘30-30 클럽’을 창설하고 1998년과 2000년 재가입하면서 쉽게 깨질 수 없는 이 부문 기록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광주일고 및 현대 유니콘스 후배인 강정호(28.피츠버그)가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펄펄 뛰고 있는 것을 보면 박재홍 해설위원이 일찌감치 미국에 한국 프로야구 출신 첫 타자로 진출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박재홍의 전성기 시절을 감안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스타로 탄생했을 것이 높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OSEN 스포츠국장
박재홍(왼쪽) 해설위원과 두산 홍성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