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한 게 없다".
KIA의 6연패 탈출에는 역시 에이스 양현종(27)이 있었다. 양현종은 2일 청주 한화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 역투로 KIA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시즌 팀 최다 6연패를 끊었고, 양현종은 중요한 경기에서 팀 승리 발판을 마련하며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양현종은 올해 KIA의 연패를 무려 5번이나 끊었다. 지난 4월21일 광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로 KIA를 4연패에서 구해냈다. 5월23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8이닝 134구 투혼으로 1-0 승리와 함께 KIA의 3연패를 막았다. 5월29일 광주 NC전 도 7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2연패를 끊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15일 광주 LG전도 5⅔이닝 1실점으로 막고 KIA를 5연패에서 벗어나게 한 바 있다. 그리고 6연패에 빠진 KIA를 구한 것도 양현종이었다. 그것도 갑작스럽게 손목 타박상을 입은 뒤 쉬어가는 타이밍에 스스로 조기 등판을 자청해 팀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현종은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괜찮기 때문에 (감독님께) 오늘 나갈 수 있다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이 지난 일요일부터 던질 수 있다고 말하더라.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는데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한화전에 나갈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양현종은 최고 구속이 146km로 평소보다 느렸다. 하지만 직구(60개) 외에도 체인지업(23개), 슬라이더(20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완급조절 투구를 보여줬다. 투구수가 늘어나 5회까지만 던졌지만, 갑작스런 우천 중단 영향으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훌륭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오늘 별로 한 것이 없다. 나 때문에 불펜의 투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 경기에도 부상이긴 했지만 3이닝도 못 던지고 내려와 불펜에 부담을 줬다"며 "불펜투수들 뿐만 아니라 늦은 시간가지 야수들을 그라운드에 오래 서있게 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윤)석민이형에게는 잘 막아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통 연패 중일 때에는 선발투수, 그것도 에이스라면 매우 큰 부담을 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특별한 부담감 같은 건 없다. 연패 중 등판할 때도 선수들이 편안한 말을 많이 해준다. 좋은 이야기도 해주기 때문에 내가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승리하고도 동료들에게 죄송하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반성하는 양현종, 이것이 진정한 에이스의 자세다. /waw@osen.co.kr

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