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가고 있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부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다. 최후의 저그 한지원이 생애 첫 결승 진출을 노리던 전태양을 꺾고 스타2 스타리그 결승에 선착했다.
한지원은 3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스베누 스타2 스타리그 시즌3' 전태양과 4강전서 짜릿한 4-2 역전승을 거뒀다. 첫 세트를 내주면서 끌려가는 양상이었지만 한지원은 4세트에 이어 불리하던 5세트도 뒤집으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결국 4, 5세트와 마지막 7세트를 쓸어담으면서 스타2 스타리그 첫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반면 2007년 데뷔 이래 생애 첫 결승 진출을 꿈꿨던 전태양은 눈앞에 뒀던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팽팽하던 2-2 상황에서 승리를 눈 앞에 뒀던 5세트 패배가 너무나 뼈아팠다.

선취점은 전태양이 뽑았다. 전태양을 빠르게 화염차로 한지원을 흔들면서 한지원이 준비한 반격 카드 뮤탈리스크를 토르로 가볍게 막아내면서 손쉽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한지원의 실력도 녹록치 않았다. 땅거미 지뢰 견제에 일벌레를 6기나 잃으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뮤탈리스크로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워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을 허용한 전태양도 3세트 메카닉 전략이 아닌 허를 찌르는 바이오닉 타이밍 러시로 한지원을 흔들면서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분위기가 전태양 쪽으로 넘어간듯 했지만 4세트부터 한지원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살모사 카드를 꺼내든 한지원은 4세트를 승리하면서 승부를 또 한 번 원점으로 돌렸다.
50분 넘는 장기전으로 치러진 5세트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울트라리스크를 중심으로 진영을 구성한 한지원과 토르와 바이킹, 밤까마귀 메카닉 병력으로 조합을 완성한 전태양은 맵의 전자원을 소진하면서 끊임없이 치고 받았다. 세 차례의 대규모 교전에서 전태양이 모두 승리를 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한지원은 기막히게 감염충을 사용하면서 드디어 3-2로 앞서나가는데 성공했다.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4세트부터 중후반을 도모하는 모습을 취했던 전태양이 화염차견제와 화염기갑병 의료선 드롭을 통해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순식간에 파고든 전태양의 공세에 한지원은 흔들리면서 극적으로 7세트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한지원이었다. 포기하지 않는 한지원의 뚝심에 승리의 여신도 한지원의 손을 들어줬다. 전태양은 7세트 초반 화염차로 한지원을 괴롭히면서 자연스럽게 화염차-바이킹-토르로 구성된 메카닉 병력을 구성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한지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원을 반억지로 끌어모아 살모사와 울트라리스크가 주력인 조합을 완성한 한지원은 전태양의 메카닉 병력을 제압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 스베누 스타2 스타리그 시즌3 4강
▲ 전태양(KT 롤스터) 3-4 한지원
1세트 전태양(테란, 10시) 승 [코다] 한지원(저그, 4시)
2세트 전태양(테란, 11시) [에코] 한지원(저그, 5시) 승
3세트 전태양(테란, 1시) 승 [조난지] 한지원(저그, 7시)
4세트 전태양(테란, 5시) [캑터스밸리] 한지원(저그, 1시) 승
5세트 전태양(테란, 6시) [바니연구소] 한지원(저그, 12시) 승
6세트 전태양(테란, 5시) 승 [철옹성] 한지원(저그, 11시)
7세트 전태양(테란, 5시) [테라폼] 한지원(저그, 11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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