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의 女車여차] 렉서스 'ES 300h', 디젤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오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9.04 09: 45

지난 해 전세계서 판매된 렉서스 모델은 총 57만 대로, ‘RX’가 26%, ‘ES’가 24%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 판매를 이끌었다. 이 중, ‘ES’의 80%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이다. 즉, ‘ES 300h’가 렉서스 전체 판매를 좌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 한국에서 판매된 ‘ES 300h’는 4386대. 이는 글로벌 판매량(3만 6000대) 중 약 12%를 차지하는 양으로, 내수 렉서스 전체 판매량 6464대 중에서는 약 68%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은 토요타까지 합하면 전세계서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50%를 넘는 시장이며 그만큼 ‘ES 300h’의 활약이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1일 렉서스는 ‘ES’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올 뉴 ES’를 공식 출시 했다. 3일에는 렉서스는 국내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초청, ‘올 뉴 ES’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날 시승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의 롯데월드몰을 출발해 가평 베네스트 골프클럽에서 운전자를 교체해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총 주행거리는 130km였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를 탔다.

▲ 우아함에 역동성을 더하다
디자인의 첫 느낌은 역시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 범퍼가 담당하고 있었다. 전면부를 비롯해 차량 전체의 이미지를 담당하는 만큼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부분이다. 렉서스는 자사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스핀들 그릴을 키워 기존보다 날카로우면서 우아한 인상을 주고자 했다. 또, 입체감을 위해 라디에이터그릴 주위에 크롬 장식을 추가했다. 더 커진 라디에이터그릴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영화 캐릭터 ‘프레데터’가 떠오르기도 했다.
헤드램프는 화살촉 모양으로 더욱 날카로워 졌다. 여기에 안개등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세워 라디에이터그릴와 헤드램프, 안개등이 중앙으로 모이는 듯한 형상을 띈다. 이전에는 ‘우아’에만 초점을 두고 치장을 했다면 이번에는 ‘우아’에 ‘카리스마’를 더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올 뉴 ES’는 낮은 무게중심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대형 라디에이터그릴에 측면에서 바라본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이 적용된 범퍼, 기존보다 낮게 위치한 후면의 리어램프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콤비네이션 라인이 3개에서 2개로 줄면서 L자 형태가 더 두드러진 리어램프는 또렷한 인상을 준다.
하이브리드(ES 300h)와 가솔린(ES 350)의 외관 디자인 차이는 하이브리드에만 리어스포일러가 적용됐으며 가솔린은 프리미엄과 슈프림 트림의 17인치 알로이휠을 다르게 구성했다.
▲ 편의성을 가미한 럭셔리 레트로 감성
인테리어는 고급화와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3-포크 스티어링휠은 렉서스 마크가 작아지면서 양 옆으로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이 추가됐다. 또, 대시보드와 양 쪽 도어의 장식이 시마모쿠 우드트림으로 변경돼 나무결이 더 뚜렷해졌으며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부분은 소프트 재질로 마감하는 배려심을 발휘했다. 기어노브를 부트타입으로 바꿨고, 그 옆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RTI)는 양 옆에 ‘엔터’ 버튼을 적용해 마치 마우스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계기판 또한 시인성 향상을 위해 원형 계기판과 TFT 다중정보 디스플레이(4.2인치)의 크기가 커졌다. 바늘도 길어졌다. 운전하는 내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 유무를 통해 스스로의 운전 습관을 되돌아보도록 만드는 정도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중정보 디스플레이에서 현재 속도와 인포테인먼트에서는 지원하는 한글 표기가 안된다는 것.
센터페시아의 버튼들도 큼지막해 운전석에서도 조수석에서도 시인성과 편의성이 높았다. 하지만 돌출된 버튼들과 금색으로 처리된 오디오, 복잡한 구성은 통일감을 떨어뜨렸다. 동승 기자는 ‘조잡’해 보인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렉서스의 복고풍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여 디자인에 대한 개인차를 보여줬다. 
▲ 원조 강남 쏘나타의 귀환
출발을 위해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에서 차에 올라탔다. 하이브리드는 고요했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이날 연비왕을 뽑는 작은 대회가 열렸지만 연비에 개의치 않고, 평소대로 도로를 달렸다.
조용하게 전자식 무단변속기 ‘e-CVT’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합이 제공하는 가속력은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디젤처럼 초반에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매끄럽게 미끄러져 가는 느낌이 부드러웠다. 간혹 하이브리드가 출발과 저속에서 전기모터만 작동해 더딘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작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그렇다고 해서 ‘ES 300h’의 초반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속도감까지 느낄 수 있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도망치듯 빠져나올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오직 연비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렉서스는 ‘올 뉴 ES’의 구조용접착제 적용범위를 확대해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쇼크 업소버를 최적화해 NVH를 낮추고, 차량의 핸들링 성능을 향상했다. ‘ES 300h’는 감이 좋은 스티어링휠에 차체가 좌우 중심을 잘 잡고, 또 잘 돌아와줘 신경을 쓰지 않고 편안한 운전이 가능했다. 고속에서 급격한 코너링 시 언더스티어(운전자가 의도한 것보다 차가 더 크게 돌려고 하는)경향이 나타났지만 일상생활에서 극한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없는 한 언더스티어를 경험하는 일은 드물 것으로 판단된다. 
회생제동과 급출발,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 등 이런저런 주행 방식을 즐기면서 가평에서 서울까지 55km를 달린 결과 14.7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앞서 운전대를 잡았던 동승 기자의 것과 평균치는 13.3km/l. 모든 시승을 마친 총 10대의 시승차들이 기록한 연비는 최저 9.35km/l에서 최고 25.45km/l까지 매우 다양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이해, 운전 방식에 따라 기록이 천차만별이었다. ‘ES 300h’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6.4km/l.
기술 발달로 디젤의 NVH가 잘 잡혔다 해도 그에 대한 피로도가 쌓였던 모양인지 오랜만의 하이브리드는 시종일관 경쾌했다. ‘ES’는 특히 여성 운전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는데, 왜 원조 강남 쏘나타로서 명성을 떨쳤는지 알 수 있었다.
전좌석의 승차감이 렉서스가 강조한대로 아주 편안했으며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공간의 여유가 뛰어났다. 또, 동승자와 음악도 즐기면서 목에 힘주는 일 없이 초고속 주행상태에서도 편안한 대화가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승을 통해 자차는 디젤이 아닌 하이브리드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행사였다.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뚝심이다. 디젤 열풍이 불어도 오롯이 자기만의 길을 가고 있으며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렉서스 ‘ES300h’다. 렉서스 관계자는 “파워트레인 변경 없는 완전변경이 추세”라며 ‘올 뉴 ES’의 변신에 자신감을 보였다. 렉서스는 ‘올 뉴 ES’ 월 400대 판매를 목표로 정했으며 이를 통해 올해 브랜드 성장 10%를 달성할 계획이다.  /fj@osen.co.kr
 ‘올 뉴 ES 350’ 전측면, 단체 샷, 측면, 후측면, 전측면(위부터).
 
‘올 뉴 ES 350’ 변경된 리어램프(위)와 헤드램프.
  ‘ES300h’ 하이브리드 시스템(위)와 트렁크.
변경된 17인치 휠(위, 올 뉴 ES 350)와 파란색에서 은색으로 바뀐 측면 하이브리드 레터링.
마우스처럼 조작 가능한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