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스틴슨은 지난 3일 광주에서 롯데전에 등판했으나 6이닝동안 6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미 10승을 거두었지만 승수추가를 못하고 9패째를 당했다. 1회부터 장단타를 꾸준히 맞으며 위기가 계속됐다. 팀 타선도 5점까지 뽑았지만 스틴슨의 6실점의 크기에 눌려 5-7로 패했다. KIA는 6위 자리도 흔들리게 됐다.

스틴슨의 기록을 보자. 28경기(구원 1경기)에 출전해 157⅓이닝을 던졌다. 구원으로 등판한 경기를 제외하면 경기당 소화력이 6이닝이 조금 미치지 못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47로 다소 높다. 피안타율은 2할8푼4리를 기록했다. 역시 낮은 수치는 아니다. 퀄리티스타트는 11개를 했다. 탈삼진은 87개이다.
이닝당 볼넷이 3개가 조금 넘어 제구력은 안정적이다. 최고구속은 140km대 후반을 던지지만 주로 140km대 중반이다. 직구 보다는 싱커, 즉 투심패스트볼을 즐겨던진다. 그래도 뜬공보다는 땅볼비율이 월등히 높고 병살타 유도(14개)도 많다.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기 보다는 방망이를 내밀게 만드는 투수이다.
8월 18일 문학 SK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KIA 외국인 투수가 선발 10승을 따낸 것은 2012년 앤서니 르루 이후 3년만이다.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부터 계산하자면 10승 투수는 아퀼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 르루 정도 뿐이었다.
사실 올해 새 외국인 투수 가운데 필립 험버에 기대치가 몰렸다.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화려한 실적을 자랑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험버는 뜻하지 않는 부상과 부진끝에 퇴출됐다. 대신 스틴슨이 개막부터 의외의 활약으로 반전의 10승을 따냈다.
문제는 후반기에 다소 부진하다는 점이다. 7월에는 5경기에 출전해 1승3패, 방어율 5.85를 기록했다. 8월 이후에는 7경기에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6.10으로 높다. 퀄리티스타트는 두 번에 그쳤다. 1회에 유난히 약하고 좌타자에게도 피안타율이 3할이 넘는다. 더욱이 그가 2선발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삼성, NC, 넥센 등 잘나가는 팀들은 외국인 투수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는 12승 투수 린드블럼을 앞세워 역전 5위를 넘보고 있다. 스틴슨을 이들과 견주자면 활약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영입 당시 기대가 높은 투수가 아니었고 약체 타선인데도 10승을 거두었다는 점도 있다. KIA로서는 내년 시즌 외국인 편성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스틴슨이 남은 시즌 재반전의 투구를 한다면 고민은 괜한 일이 될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