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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초점]'신서유기', 모로 가도 재미있으면 된다는 '나PD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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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천하의 나영석 PD가 인터넷 방송이라니. 지난 7월 23일 처음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예능 '신서유기'를 공개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부터 4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첫 방송을 하기까지 줄곧 떠나지 않는 의문이었다. 모든 매체의 기자들이 궁금해하면서 기사를 쏟아냈고, 방송에 대한 호기심이 커질수록 기대는 높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영석 PD의 실험정신이 발휘된 tvN 새 예능 '신서유기'는 성공적이다. 지난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 PD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도 그 부분(TV와 인터넷 방송)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저희가 내린 결론은 콘텐츠의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으로 보든 TV로 보든 재미만 있으면 시청자분들이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는 계획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쐐기를 박았다.

TV로 방송을 했다면 광고도 많이 붙고, 제작비 걱정도 없었겠으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예능이 추구하는 '웃음 사수'라는 목표를 이룬 셈이다. 물론 PPL을 따내기 위한 일종의 장치들이 전체적인 내용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처럼 수단과 방법(부정적인 의미가 아닌)을 가리지 않고 웃음을 주려는 그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다.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3일 뒤인 4일 아침, 약 10분 내외로 5편의 동영상이 떴다. 중국 산시성 서안으로 떠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네 명의 멤버들의 반가운 얼굴이 담겼다. 마치 5년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2 '1박2일' 시즌1이라는 오래된 앨범을 꺼내보는 듯한 추억에 젖어들었다.

시작부터 웃겼던 것은 '가장 죄를 짓지 않은 멤버' 순서대로 차에 올랐던 점이다. 네 명 가운데 가장 깨끗하고(?) 반듯한 이승기가 새벽부터 짐을 챙겨들고 나 PD에게 인사를 건넸다. 풋풋한 소년 이승기는 어느새 능글 맞은 청년으로 자라있었다. 이수근을 놓고 "상암동 베팅남"이라고 소개하더니, 이혼한 은지원에게는 "여의도 돌싱남"이라는 애칭을 지어주며 웃음을 안겼다.

두 번째로 차에 오른 강호동은 이승기의 거침 없는 발언에 크게 당황하면서 '국민 MC'로 보일만한 행동은 하나도 없었다. 굉장히 나약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동생들의 먹잇감을 자처하며, 동네형으로 전락한 강호동의 힘 없는 모습이 새로운 매력으로 부각되면서 호감으로 다가왔다.

이어 '초딩' 은지원이 탑승했다. 그는 다짜고짜 이수근에게 "이 형은 공중파에서 케이블도 없고, 바로 인터넷으로 넘어왔다"고 디스하더니, 강호동에게는 "형은 '서유기'가 아니라 '적응기'다"라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강호동은 인터넷 방송 환경에 금세 적응했고 센 멘트들을 날리는 이승기, 은지원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많이 가르쳐 달라"며 한층 낮아진 자세로 임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에도 은지원의 초딩 같은 발언은 이어졌다.

지은 죄가 많아 손오공에 당첨된 이수근이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라타며 문을 닫았다.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멤버들 및 제작진과 식사를 할 때만해도 그는 다소 위축된 듯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말만 해도 웃겼던, 그만의 기개가 되살아났다. 나 PD는 담배를 끊었다는 강호동, 게임을 끊었다는 은지원을 자막으로 소개하며 이어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이수근에게도 "...끊었습니다"라는 멘트를 덧붙여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제발 웃기고 싶다고 간절하게 외친 나영석 PD의 바람대로 '신서유기'가 인터넷 방송이라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교류하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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