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최근 다소 구위가 떨어져 있는 팀 마무리 임창용(39, 삼성)에 대한 고마움과 믿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마무리 보직의 특성상 부진이 도드라져 보일 뿐, 현재 리그에서 그만한 마무리도 없다는 생각이다.
임창용은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4-2로 크게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했다. 팀 마무리인 임창용이 경기가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등판한 것은 여러 의미가 있는 일. 일단 이날 등판은 최근 자신의 구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임창용이 점검차 자원했다.
류 감독은 “임창용이 던지고 싶어 하더라.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팀 마무리가 9회에 오르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어 던지고 싶으면 8회에 던지라고 했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임창용은 1이닝을 막아내고 점검 과정을 마쳤다. 류 감독은 “나쁘지도,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았다”라고 전날 투구 내용을 평가했다.

임창용은 올 시즌 43경기에 나가 5승2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하고 있다. 유독 마무리 투수들이 수난시대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가 뒤집어지면 비난도 쏟아지는 게 현실. 그러나 류 감독은 리그의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들을 거론하며 임창용이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전임자 오승환이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이라면서 “그 나이에 그렇게 던져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땡큐다. 만약 임창용이 없으면 안지만이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8회는 누가 책임지나”라며 임창용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류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키우기가 어렵다. 외국인 선수 하나를 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 감독은 “임창용이 언제까지 현재 구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몸이 워낙 유연하다. 임창용의 내용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괜찮다. 임창용이나 이승엽이나 2년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임창용은 올 시즌 4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나 권혁(한화, 7회) 손승락(넥센, 6회) 윤석민(KIA, 6회) 봉중근(LG, 5회) 등 다른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적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