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등판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들여야 했던 SK 에이스 김광현(27)이 선두 삼성의 방망이를 완전히 꺾어 놓으며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7팀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12승(3패)째를 달성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8월 29일 수원 kt전에서 1⅔이닝 8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던 김광현은 한 경기만에 에이스의 면모를 재과시했다.
담 증세로 로테이션을 건너 뛴 뒤 첫 등판이었던 지난 kt전에서 부진해 우려는 더 컸던 것이 사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올 시즌 삼성과의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83의 거의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준 김광현은 이날도 최고 151㎞에 이르는 빠른 공과 전매특허인 슬라이더, 그리고 낙차 큰 커브까지 섞어 가며 최근 절정의 감을 보여주고 있었던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근래 들어 가장 많은 MLB 스카우트들이 찾은 터였다. 김광현을 지켜보기 위해 MLB 스카우트들은 꾸준히 인천을 찾았다. 대개 3~4팀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은 뉴욕 연고 두 팀(메츠·양키스), 필라델피아,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까지 총 7팀이 경기장을 찾아 김광현에 대한 식지 않는 관심을 대변했다.
1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개인 통산 1000탈삼진(역대 27번째)에 도달했다. 선두 박한이는 빠른 공(145㎞)으로 루킹삼진, 박해민도 빠른 공(149㎞)로 헛스윙 삼진, 그리고 나바로 역시 빠른 공(151㎞)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석민을 힘 있는 빠른 공(149㎞)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에 이어 이승엽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3회와 4회에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김광현은 5회 2사 후 채태인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타선은 5회 김성현의 투런포를 묶어 6득점으로 김광현은 든든하게 지원했다. 이후 김광현은 8회 이승엽에게 솔로포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팀의 연패를 끊는, 그리고 SK의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기백의 투구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