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이닝 논란, 메츠-보라스 충돌 조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5 05: 57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맷 하비(26, 뉴욕 메츠)의 올 시즌 투구 이닝을 놓고 구단과 에이전트가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단은 약간의 초과를 생각하고 있는 반면 에이전트는 껄끄러운 분위기다. 그 에이전트는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다.
2013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을 거친 하비는 올 시즌 복귀해 메츠의 에이스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시즌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메츠의 가을 야구 복귀를 이끄는 중이다. 문제는 하비의 오른팔에 걸린 이닝 제한이다. 현지에서는 이 문제가 최근 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개 MLB에서는 수술을 받은 선수들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루는 편이다. 복귀 시즌 급격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피한다. 메츠도 시즌에 돌입하기 전 의료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하비의 올 시즌 정규시즌 이닝을 180이닝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메츠는 워싱턴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질주 중이며, 하비는 이미 166⅓이닝을 던졌다.

메츠는 이런 하비의 상황을 고려해 이미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는 조정을 해줬다. 그리고 9월에도 한시적 6선발 체제를 가동해 최소 한 차례 이상 선발을 건너뛰게 할 예정이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하비를 활용하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구단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기도 하다.
미 CBS스포츠 등 미 언론에 의하면 샌디 앨더슨 메츠 단장은 하비의 제한 투구 이닝에 오르면 구단의 이런 방침을 에이전트 쪽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런데 상대가 꽤 거물이다. 바로 보라스다. 보라스는 이미 이런 경우에 뚜렷한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경력이 있다. 바로 2012년 미 전역을 논란에 빠뜨렸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에이전트 역시 보라스다.
역시 수술 재활 뒤 시즌에 돌입한 스트라스버그는 당시 160이닝 제한이 있었다.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었던 워싱턴은 지금 메츠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라스는 일찌감치 “안 된다. 원래 계획대로 해야 한다”라는 뜻을 선전했고 결국 워싱턴은 스트라스버스를 포기했다. 워싱턴은 세인트루이스의 벽에 막혀 가을야구에서 일찍 사라졌다.
CBS스포츠는 “메츠와 보라스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메츠도 하비를 무리하게 투입시킬 생각은 없다. 다만 180이닝보다 약간 더 많은 이닝 소화는 괜찮다고 판단 중이다. 하지만 보라스는 “의료진은 이미 시즌 전 하비의 180이닝 투구 제한을 조언했다”는 태도다. 넌지시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CBS스포츠는 “하비가 180이닝 정도에 도달할 때 보라스가 적극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이전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행보다. 선수는 몸이 재산이고 하비는 앞으로 던질 날이 많은 투수다. 행여 올 시즌 무리했다가 나중에 탈이 날 경우 금전적 손실은 선수는 선수의 연봉으로 먹고 사는 에이전트도 막대할 수 있다. 메츠가 이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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