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의 투혼과 헌신, 기록 그 이상의 가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06 06: 09

흔히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한다. 각종 기록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선수들의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하지만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투혼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한화의 '전천후 투수' 송창식(30)이 대표적이다.
송창식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5.69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송창식을 좋은 투수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렵지만,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구세주처럼 등장하는 그의 존재는 기록으로 쉽게 평가할 수 없다. 송창식의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송창식은 올해 구원으로 45경기에 나왔다. 기본적으로 구원투수이지만 로테이션에 구멍이 날 때마다 늘 대체 선발로 나온다. 그게 벌써 9경기.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송창식은 3승2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2차례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 5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한화가 3연패로 5위를 위협받은 5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그의 가치가 빛났다. 지난 1~3일 사흘 동안 구원으로 연투한 송창식은 하루를 쉬고 이날 선발등판했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그에게 흔들림이란 없었다. 2010년 부상 복귀 후 개인 최다 7이닝 117구로 투혼의 투구를 했다.
송창식은 "어제(4일) 선발 통보를 받았다. 올해 이렇게 나온 경기가 계속 있었기에 부담은 없었다"며 "내가 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 경기 중간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발로 던지고 나면 감독님이 3~4일 정도 회복 시간을 주시기 때문에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투수라면 선발이든 구원이든 어느 한 곳에 고정되기를 원한다. 그래야 보직에 맞춰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창식은 수년 전부터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팀 사정에 따라 자신의 몸을 맞춘다. 어느 쪽 역할도 항상 기본은 해주는 투수다.
송창식은 이 같은 마당쇠 역할에 대해 "내가 아니라도 어차피 또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선수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1승, 1승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경기를 지지 않기 위해 모두가 다 같이 한마음이 되어있다"며 "내 개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5위 싸움이 치열할 것 같다. 최대한 가을야구를 하는 것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송창식은 올해 연봉이 1억원이다. 2013년 중간 같은 마무리로 20세이브를 올리며 1억3000만원을 받았지만, 그해 무리한 여파로 2014년 성적이 떨어지자 연봉마저 깎였다. 송창식처럼 보직을 가리지 않는 선수는 눈에 보이는 성적에 있어서 손해를 본다. 연봉 협상에 있어서도 불리하다. 하지만 올해 한화의 돌풍 그 바탕에는 송창식이 있고, 그 헌신과 노력을 보상받아야 할 것이다. 송창식은 "(구단에서) 많이 주시겠죠"라며 사람 좋게 웃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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