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정현, 메이저 첫 승 다음 목표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07 06: 39

생애 첫 메이저대회 승리를 기록한 정현(19, 세계 69위, 삼성증권 후원)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정현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230만 달러) 남자단식 1회전에서 호주의 제임스 덕워스(95위)를 세트스코어 3-0(6-3 6-1 6-2)으로 물리쳤다. 한국선수가 메이저대회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형택(39)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형택은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세계랭킹 62위 요나스 비요크만(스웨덴)을 3-0으로 꺾었다.
6일 귀국한 정현은 “올해 메이저 1승이란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목표로 뒀던 메이저대회 승리획득으로 정현은 다음 시즌 목표를 상향조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정현은 “일단 시즌이 끝나면 그 때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의 질주는 계속됐다. 4일 펼쳐진 2회전서 정현은 세계랭킹 5위 바브링카에게 세트스코어 0-3(6(2)-7, 6(4)-7 6(6)-7)으로 졌다. 비록 패했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경기였다. 정현은 3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치며 우승후보인 세계랭커를 당황케 했다. 경기 후 이례적으로 바브링카가 정현의 가능성을 칭찬할 정도였다.
경기 전부터 정현은 두 가지 목표를 잡고 바브링카를 상대했다고 한다. 정현은 “경기 들어가기 전 바브링카와 한 세트당 한 시간씩 뛰는 걸 목표로 잡았다. 또 다른 목표는 경기장 전체를 쥐나도록 뛰는 것이었다. 쥐가 완전히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세트당 한 시간이란 목표를 이뤘다. 뿌듯하다”고 했다. 동양에서 온 십대 선수에게 세 시간이나 괴롭힘(?)을 당했으니 바브링카가 깊은 인상을 받은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바브링카와의 결전으로 정현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 5위와 싸워봤으니 1위 노박 조코비치(28, 세르비아)나 로저 페더러(35, 스위스) 등 세계적 스타들과도 언젠가 한 번 겨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정현은 “투어에 나가면 내 이름을 한 명씩 알아주는 것이 뿌듯하다. 큰 무대서 톱선수들과는 한 번씩 다 해보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단식 2회전에서 너무 힘을 뺐을까. 정현은 다음날 치른 US오픈 복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미카일 쿠쿠슈킨(카자흐스탄)과 짝을 이룬 정현은 프란티세크 세르마크-이리 베셀리(이상 체코)에게 세트스코어 0-2(3-6 5-7)로 완패를 당했다.
처음부터 마음을 비운 경기였다고. 정현은 “전날 단식경기의 영향도 있고, 파트너가 그날 5세트까지 가는 시합을 했다. 파트너도 힘들도 나도 힘들었다. 재밌게 하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지금 나이도 어리다보니 많은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식이든 복식이든 되는대로 다 뛰겠다”며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US오픈 단식 첫 승으로 정현은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 8600 달러(약 8천만 원)를 받았다. 십대의 나이에 일년 내내 월드투어를 다니며 톱랭커들과 기량을 겨루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정현은 “물론 투어를 다니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트레이너와 코치도 있어 체력 문제는 없다. 톱 선수와 하면서 경험 부족을 느꼈다. 특히 서브와 힘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다. 앞으로 더욱 더 보완해야 한다”며 오직 테니스만 생각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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