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잇몸야구 수혜자 장시윤의 폭풍성장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9.07 10: 20

넥센 히어로즈의 두터운 3루 경쟁을 의도치 않게 뚫은 유망주가 있다.
내야수 장시윤은 지난 1일 목동 LG전에서 데뷔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김하성이 전날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장시윤은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2일에도 유격수로 나왔고 3회 2사 1,3루에서 데뷔 첫 안타를 적시타로 쳐내기도 했다.
장시윤은 이어 3일부터는 손가락 부상을 당한 박병호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 고등학교 때까지 3루수를 봤지만 체격이 왜소해 입단 후 2루수,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유망주 캠프에서 그를 지켜본 염경엽 감독의 지시로 핸들링, 스텝 등 기본기부터 다시 익혔다.

염 감독은 장시윤을 기용하면서 "2군에서 채종국 수비코치 밑에서 잘 가르쳤다. 몇 년 잘가르쳐서 이제 써먹는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장시윤은 2군에서 "밀어칠 수 있는 능력과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멘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야심차게 1군에 올라왔다. 구단 관계자는 "강단이 있다"고 표현했다.
장시윤은 2일 LG전과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틀 연속 실책을 범하기도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실책 없이 3루 수비를 야무지게 해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타격 성적은 7경기에서 1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타율 2할8푼6리. 퓨처스 성적은 92경기 4홈런 42타점 49득점 3할1리다.
팀은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전부터 시작해 5일 인천 SK전까지 8연승을 내달리며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박병호, 김하성이 자리를 비운 바 있고 김민성, 윤석민, 마무리 손승락이 아예 1군에서 빠졌는데도 '이를 대신하는 잇몸'이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 수혜자들인 서동욱, 장시윤 등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스스로는 아직 신기한 자리다. 4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장시윤은 "아직도 신기하다. 박병호 선배 같은 선수들과 한 경기장에서 뛰고 있다는 게 안 믿긴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는 "3루 수비는 오랜만이지만 어떤 자리든 계속 기회를 주셔서 그것만으로도 좋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1군 도전기는 김민성, 윤석민 등 쟁쟁한 선배들이 언제 1군에 복귀하느냐에 따라 빨리 끝나버릴 수도 있다. 2루 서건창, 유격수 김하성 등 리그 수준급의 내야를 갖춘 넥센이기에 빈틈을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시윤이 보여주는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한한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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