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 감독이 이끄는 경찰청, 박치왕 감독이 지휘하는 상무는 퓨처스리그의 양대산맥이다. 고양 다이노스가 중부리그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두 감독이 속한 경찰청과 상무는 올해도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워 각각 북부리그와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은 프로 10개 구단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다. 각 팀의 최고 유망주들이 경찰청과 상무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 역시 마찬가지다. 경찰청의 김인태(타율 .292, 14홈런 67타점), 상무의 박세혁(타율 .350, 12홈런 73타점)과 이우성(타율 .337, 8홈런 52타점 22도루)은 2016 시즌 1군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을 2년간 지도한 감독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다소 엄격하기도 한 유 감독은 김인태의 장단점을 동시에 언급했다. 유 감독은 "잘 하는데 수비나 타격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있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다. 아직 대학교 3학년 나이 아닌가. 1군에서 1년쯤 경험하면 훨씬 더 좋아질 선수다. 수비에서 집중력은 보완해야 한다. 자신에게 볼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야 하는데, 순간 당황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 지명을 앞둔) 고3 선수들에게 '고3병'이 있듯 전역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제대병'이 있다"며 김인태를 감싸하기도 한 유 감독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생각하는 야구'를 주문했다. "하드웨어는 좋지만 아직 생각하는 야구와 수 싸움 능력이 좀 더 필요하다. 예를 들어 1, 2루에 좌익수 플라이를 치면 곤란하다. 의욕이 앞설 수도 있는데, 첫 타석 초구부터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하면 안 된다"며 그는 제자의 과욕을 경계했다. 물론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박 감독은 박세혁의 성장을 극찬했다. 박 감독은 올해 제대 선수 중 누가 가장 기대되냐는 질문에 박세혁의 이름부터 꺼냈다. "제일 기대되는 것은 박세혁이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 될 수도 있다. (구)자욱이가 제대할 때도 똑같이 얘기했는데, (박)세혁이는 무조건 키워야 된다. 30경기만 내보내면 잠재력이 폭발해 1군에서 손색 없이 많은 것을 보여줄 선수다. 세혁이를 탐내는 구단도 많을 것 같다. 자욱이를 봤을 때와 비슷하게 기대가 된다"며 그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처음 들어왔을 때 몸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날렵해지면서 근육과 순발력이 늘었다. 이제는 도루도 할 정도다. 배팅이나 수비, 송구 모든 면이 다 발전했다. 기회를 조금만 줘도 자리를 잡을 것 같고, 10년을 책임질 선수다"라며 박 감독의 자랑은 계속됐다. 포수로서의 능력도 많이 발전했다는 의견이다.
다부진 체구를 자랑하는 거포형 외야수 이우성도 있다. 박 감독은 "우성이도 어리지만 올해 우리 타격의 핵이었다. 지난해 왔을 때는 송구와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여기서 수비 경험을 많이 쌓았고, 올해는 도루도 20개 가까이 했다. 나이에 맞지 않게 타석에서 정말 침착하고, 선구안도 있다. 출루율도 높고 파워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두산 외야 경쟁을 뚫어야 하지만, 이우성의 방망이라면 지명타자로도 가치가 있다. 박 감독은 "수비는 외야 코너만 가능하다. 활용하기에 따라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선수인데, 타격 능력만 보면 지명타자로 써도 될 정도다. 수비를 조금 더 잘 하면 금상첨화다. 다음 시즌에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각 구단에 우리 선수가 많아 야구 보는 재미가 크다. 심장을 키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제자들의 선전에 기뻐하는 동시에 앞으로 배출될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박 감독 역시 "얼마 전에 (홍)건희와 (박)종훈이가 선발로 붙어 누굴 응원할까 생각하니 행복했다. 우리 상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번 제대 선수들도 잘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인태, 박세혁, 이우성은 충분히 두 감독, 나아가 김태형 감독까지 세 감독을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자원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