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어 S2, 안드로이드-아이폰과 연동...그럼, 타이젠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09.07 07: 37

최초로 타이젠 환경을 벗어나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인 삼성의 스마트 시계 '기어 S2'가 경쟁사 애플의 iOS 플랫폼까지 접수하려 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최신 스마트 시계 '기어 S2'가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연동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생태계 구축 노력을 위해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애플과의 협업까지 불사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디지털스파이는 애플이 만든 기기에서도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며 삼성전자 측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삼성 스마트 시계는 그동안 삼성이 주도되어 만든 OS인 '타이젠(Tizen)에서만 작동이 가능했다. 한마디로 갤럭시 등 삼성이 만든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나온 '기어 S2'는 삼성 제품 뿐 아니라 삼성 제품이 아닌 스마트폰에서도 작동이 가능해졌다. 삼성은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5'에서 "내달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4.4 이상 버전이거나 1.5GB 램' 조건만 갖추면 된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개발자들과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기어 S2'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이어 이번 '기어 S2' 발표와 함께 SDK를 모든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삼성관계자는 기어 S2와 관련해 "우리는 iOS에 오픈할 가능성에 대해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안드로이드에 공개했기 때문에 iOS 오픈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 삼성은 그동안 타이젠을 통해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에 자사이 영역을 구축하려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처럼 타이젠도 그 한 축에 포함되길 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을 통해 그랬듯 삼성 역시 폐쇄적인 사업 전략을 접고 공개적인 체제로 전환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페블(Pebble) 스마트워치 패밀리처럼 iOS와 안드로이드 양쪽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iOS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는 다시 말하면 방어적이 아니라 공격적인 전열을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드웨어 즉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확장에 매진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셈이다.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iOS까지 넘나드는 드넓은 플랫폼에서 삼성의 입지를 다시금 굳힐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결국 타이젠에 대한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월 "IoT(사물인터넷)의 대표주자에 삼성전자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야망과 함께 타이젠을 IoT의 핵심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타이젠으로의 통일을 꿈꿨던 삼성전자였다. 지난 2011년 9월 리눅스재단과 함께 시작한 타이젠은 지난 2013년 5월 출시한 NX300, NX2000 등 구체적인 제품으로 등장했다. 작년 2월에는 웨어러블 제품인 '갤럭시 기어2'에 타이젠을 적용했다. 지난 1월에는 타이젠 스마트폰 'Z1'을 인도에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기어 S2' 역시 사실은 타이젠 탑재 제품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와의 연동이 된다는 것은 결국 타이젠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고 더불어 iOS로의 확장은 '크로스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일 수 있다.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지난 2009년 시작했으나 결국 2012년 타이젠으로 흡수된 '바다'의 아픔을 가진 삼성이 크로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은 아닐까.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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