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은 이번 2015시즌 가을에 할 일이 많다.
첫 번째는 생애 첫 2점대 방어율이다. 현재 2.34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2007년 입단 이후 최저 방어율은 2013에 기록한 3.10이다. 그러나 부상을 당해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규정이닝을 적용한다면 2009년 12승을 따내며 기록한 3.15가 가장 낮았다.
물론 방어율 타이틀도 그에게는 더 없이 중요할 뿐더러 골든글러브도 가시권에 놓여 있다. 방어율은 NC 에릭 해커(2.92), 두산 유희관(3.02)의 추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유희관, 해커, 윤성환(삼성) 등과 함께 골든글러브를 놓고 예비후보로 꼽히고 있다. 승수가 변수이지만 2점대 방어율을 지킨다면 첫 수상 가능성도 엿보인다.

두 번째는 2년 연속 15승이다. 13승을 따냈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은 22경기에서 적어도 5~6경기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2승을 보태면 2년 연속, 통산 세 번째로 15승 고지를 밟는다. 산술적이지만 4승을 보탠다면 자신의 역대 최다승 기록 17승까지 세운다. 일단 15승을 목표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세 번째는 팀의 5강 와일드카드이다. 그에게는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팀은 5위 싸움에서 가장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투수와 타력 모두 경쟁팀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지난 11경기에서 KIA는 2승9패로 실속했다. 수원 kt전에서 당한 양현종의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이 건강하게 마운드를 지킨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변수는 어깨와 손목이다. 양현종은 지난 2일 한화와의 청주경기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5피안타 3볼넷을 내주며 힙겨운 투구를 했다. 손목 부상의 후유증이 남았는데도 투지로 마운드를 지켰다. 스스로 "손목이 완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계속된 등판으로 어깨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의지가 강해도 몸 상태가 여의치 않다면 힘들다. 나흘간격 등판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도 있다.
양현종은 몸이 좋지 않아도 시즌 내내 에이스의 정신을 발휘해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부상이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후반기 징크스도 깨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했고 실적으로 증명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의 방법을 찾아가는 에이스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래서 팀 동료 뿐만 아니라 팬들도 유일한 필승카드 양현종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남다르다. 양현종은 8일 광주 NC전에 선발등판한다. 5강 싸움의 한복판에서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입단 이후 그에게 가을은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두 번의 16승을 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그래서 양현종이 올해야말로 가장 풍성한 가을을 꿈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