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선발-타선, 배신 멈추고 5위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7 14: 19

믿고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결과적으로 ‘처절한 배신’이었다. SK의 선발진과 타선이 그랬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23경기가 남아 있다. 남은 경기에서 힘을 낸다면 그간의 과오를 만회하고 가을을 향한 기세를 올릴 수 있다. SK의 절대 과제다.
SK는 지난 주 6경기에서 2승4패에 그치며 5할 승률에서 다시 한걸음 멀어졌다. 주초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진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이긴 경기를 보면 SK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어렴풋이 보인다는 평가다. SK는 4일 인천 삼성전, 그리고 6일 인천 넥센전에서 이겼는데 “선발이 잘 던졌고 타선이 초반부터 점수를 뽑았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4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광현이 삼성 강타선을 맞이해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기세를 올렸다. 6일 경기에서도 박종훈이 6⅔이닝 3실점 호투로 9연승을 노리던 넥센의 기세를 꺾어놨다. 그리고 타선은 초반부터 홈런포와 응집력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4일 경기에서는 브라운과 김성현이 결정적인 대포를 터뜨렸고 6일에는 1회 최정, 2회 이재원, 3회 정의윤이 나란히 홈런포를 개시하며 넥센의 추격을 어렵게 했다.

SK는 올 시즌 선발과 타선이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 투수들은 시즌 중반에 베스트 컨디션을 맞출 수 있도록 캠프 때부터 배려를 많이 했다. 시즌 초반은 투구수 100개를 넘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부상이 속출하며 벤치의 기대를 저버렸다. 밴와트가 컨디션을 한창 끌어올릴 시점마다 나온 두 차례의 타구 강습이라는 불운을 겪었고 김광현 켈리 윤희상은 모두 부상으로 한 차례 이상 로테이션을 걸렀다. 새롭게 데려온 세든도 그다지 좋은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타선은 시즌 내내 엉망이다. 김용희 감독조차 “타선이 한 시즌 동안 이렇게 처져 있는 것도 처음”이라고 쓰린 속을 내비칠 정도다. “최정이 돌아오면”, “김강민이 돌아오면”, “타자들이 슬럼프에서 벗어나면”이라는 여러 전제들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도 전체적으로 답답한 양상이다. SK의 올 시즌 팀 타율(.266), 팀 출루율(.344), 팀 장타율(.395)는 모두 리그 8위다.
결국 배신을 거듭했던 두 요소가 살아나야 SK도 힘을 받을 수 있다. 5위 한화와의 승차는 아직 2.5경기로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남은 경기가 가장 많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도 있으나 자력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여기에 불펜이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잘 버텨주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인 부분이다. 지난 8월 15일 코칭스태프 변경 이후 SK 불펜 평균자책점은 3.53으로 리그 2위다. 제 모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김용희 감독도 “선발이 5회를 버티고 타선이 초반 점수를 조금씩이라도 내주면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단 조금이라도 리드를 잡으면 불펜 총력전으로 잘게 썰어가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SK는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이후 불펜 투수들의 투입 시점이 훨씬 빨라졌고 실점을 막아내는 빈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최근에는 희생번트보다는 강공 쪽으로 선회하며 저조한 팀 타선의 기대득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발과 타선이 응답할지 관심이다. 그렇다면 추월의 힘이 생길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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