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입단 예정인 서의태(18, 경기고)가 제 2의 조무근(24)이 될 수 있을까.
kt는 ‘201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21순위)로 경기고등학교 좌완 투수 서의태를 지명했다. 남태혁, 한승지(포항제철고)에 이어 3번째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서의태의 신체 조건이다. 프로필 상 키는 194cm.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가 월등히 크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서의태에 대해 “왼손 조무근”이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아직은 전문적인 투구 수업을 많이 못 받았지만 매력 있는 선수다”라면서 “직구 각도도 좋고 체인지업 커브도 좋다”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98cm 거구의 조무근을 지명했을 당시와 비슷한 평가다. 당시 조 팀장은 “잠재력만큼은 최고다. 대학 시절에는 본인의 장점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 구질을 다듬고 요려을 익힌다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무근은 구단의 기대대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입단 당시만 해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km 정도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최고 149km까지 던질 정도로 구속이 빨라졌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알고도 속는다. “슬라이더 각이 좋아 쉽게 난타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조무근은 올 시즌 35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 중이다. 순수 신인이라 믿기 힘들만큼 좋은 성적.
그런 조무근이 최근 kt 입단 예정인 서의태를 만났다. kt는 지난 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신인 지명 선수들을 학부모들과 함께 초대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기서 스카우트 팀의 권유로 조무근은 서의태를 만난 것. 조무근도 아직은 신인 투수지만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진 선배이기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조언을 해줬느냐는 질문에 조무근은 “스카우트 팀에서 보여주신 서의태의 투구 영상을 봤다. 내가 안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면서 “폼이 불필요하게 큰 느낌이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신체에선 팔 스윙을 짧게 해도 반발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팔이 약간 스리쿼터더라. 나도 대학교 때 스리쿼터 형태였다. 그래서 어깨가 아프다고 그렇게 하는 것 보단 허리를 제대로 써서 던지는 법에 대해 조언했다”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점이 많기에 와 닿는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특히 조무근은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좋은 신체 조건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명원 투수 코치 역시 “이전에는 덩치에 비해 힘을 제대로 못썼다. 그런데 본인이 운동을 열심히 해서 지금은 몸을 잘 쓰고, 자기 힘을 제대로 쓰고 있다”라고 칭찬한다. 스스로 느낀 점이 많기에 예비 신인 투수 서의태에게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었던 것. 다음 시즌에도 kt에 조무근과 같은 히트 상품이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아래-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