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마지막 업그레이드 찬스를 맞이했다.
후반기 이현승을 축으로 각자가 자기 자리를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두산 불펜은 나쁘지 않은 상태다. 두산 불펜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4.91로 10개 팀 중 3위다. 지난주 6경기에서 3승 3패를 당했지만, 3패는 모두 선발투수들이 당한 패배였다. 전반기에는 가장 불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두산 불펜은 분명 달라져 있다.
하지만 갈 길은 급하다. 68승 53패로 2위 NC에 2.5경기차 뒤진 두산은 4위 넥센에도 1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8일부터 목동에서 넥센과 2연전을 벌일 예정인데 여기서 2패를 당한다면 3위 자리도 내주게 된다. 2위 추격의 발판을 잃지 않는 동시에 3위 자리를 지키려면 최소 1승 1패를 거둬야 하고, 이후에 있을 경기에서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지만 퓨처스리그에 있던 투수들이 곧 1군으로 돌아올 계획인 것은 호재다. 우선 불펜에서 힘을 보탤 더스틴 니퍼트의 가세가 반갑다. 니퍼트는 지난 5일 이천에서 있었던 화성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했고, 최고 구속 148km를 찍었다. 이미 김태형 감독은 그를 8일에 등록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심신을 가다듬은 윤명준도 온다. 니퍼트와 함께 지난달 19일 말소됐던 그는 니퍼트와 달리 아픈 곳은 없었다. 한용덕 투수코치는 엔트리 제외 당시 "퓨처스리그에서 긴 이닝도 던지게 해보고 더운 곳에서 땀을 흘리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갖게 할 것이다"라고 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한 것은 2경기가 전부지만, 한 코치의 말대로 윤명준은 한 경기에 3이닝 투구를 하기도 하는 등 2경기에서 4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했지만, 변진수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허벅지가 안 좋아 피칭을 하지 못한 기간이 길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도 투입되고 있다. 4월 성적을 포함해 퓨처스리그 11경기 성적은 2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18로 좋지 않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4⅓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우완(변진수의 경우 사이드암)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좌완으로는 마무리 이현승을 비롯해 진야곱, 함덕주 등 접전에서도 투입 가능한 불펜투수들이 있지만, 우완을 살펴보면 그리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성공적으로 불펜에 안착한다면 좌우 균형까지 맞춰지며 마운드 전체가 한층 안정될 수 있다.
니퍼트는 불펜에서 출발해 문제가 없다면 선발진에 재합류한다. 김 감독은 "이현호와 허준혁의 페이스가 떨어졌고, 7연전(22~28일)을 치러야 해서 선발이 필요하다"며 니퍼트가 선발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를 역설했다. 선발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의미인 동시에 니퍼트가 없어도 두산 불펜이 버틸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윤명준이 분발한다면 김 감독도 다른 걱정 없이 니퍼트를 선발로 기용하기 쉽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