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고척돔, 프로구단 사용시 득과 실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9.08 05: 56

국내 최초의 돔구장 서울 고척돔 야구장이 15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08년 4월 동대문야구장의 대안으로 건립되기 시작한 고척돔은 15일 준공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준공 검사를 마치는 대로 19일~20일에는 '2015 KBO기 전국 직장인 야구대회'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고척돔에서 열리는 첫 야구 경기이자 첫 행사, 첫 중계 방송이다.
고척돔은 2008년 착공 당시 하프돔 형태였으나 2009년 완전돔 형태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 기간이 3년 이상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하프돔 형태로 그냥 지었을 경우 3년 반에서 4년 정도 걸릴 예정이지만 완전돔 형태는 지붕을 씌우는 것부터가 큰 작업이라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공사비는 약 400억에서 1900억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된 고척돔을 7일 방문했다. 실외는 거의 마무리가 되고 '고척동 스카이돔'이라는 이름을 외부에 새기고 있었다. 시민들에게 공모해 당선된 이름이다. 그러나 내부는 아직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축만 담당하고 내부 장비는 서울시가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라커룸, 웨이트실도 비어 있었다.
현대산업개발 측에 따르면 이번 공사에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바로 소음 차단이다. 야구장 내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밖에서 발생하는 비행기 소음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음창, 흡음벽 등을 마련했다. 원래가 돔구장이기 때문에 오픈형 야구장에 비해 소음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
소음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변 환경 때문. 고척돔은 안양천과 동양미래대학교, 고산초, 고원초, 경인고가 둘러싸고 있다. 고척돔 1루측 환풍창에서 고원초 건물까지 거리는 4m에 불과하다. 좌석을 놓지 못하고 일자형 창문으로 처리한 것도 최소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원래 없던 소음이 생긴다면, 초반 주변의 민원은 적지 않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아마전용구장에서 프로구단용으로 용처가 바뀌면서 내부 구조도 바뀌었다. 지하에 위치한 원정측 실내타격훈련장은 약 2층 높이지만 홈측 훈련장은 이를 두개 층으로 나눠 위에는 선수단 라커룸과 목욕실, 구단 사무실을 마련했다. 샤워기가 20개나 마련돼 있고 욕탕이 있어 선수들의 편의성이 높아졌다. 다만 실내타격장과 함께 자리한 불펜에서 그라운드로 나가야 하는 불펜 투수들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처럼 고척돔 자체는 프로 구단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공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팬들이 사용하기에 편할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하나 뿐인 전광판의 넓이는 21m에 불과해 최근 사직구장에 설치된 45m와 비교된다. 이를 바꾸려면 2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주변 교통 환경은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지적돼온 문제. 고척돔을 둘러싸고 빽빽하게 학교들이 둘러싸고 있어 도로를 넓힐 수도 없다. 지하주차장 두개 층 500대 수용에 그친 것도 더 많은 차가 올 경우 교통난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
서울시는 고척돔 근처에 위치한 구일역의 통로를 뚫어 고척돔과의 근접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척돔 외야 출입구 매표소에서 구일역 새 입구까지는 300m로 시야에 바로 들어오는 거리다. 또한 국토관리청과 논의해 안양천변 부지에 500대 정도의 추가 주차장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티켓 가격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초 더 많은 관중석을 계획했으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서울시의 요청으로 스카이박스, 고급 좌석 등을 놓으면서 관중석이 1만8000여 석으로 줄었다. 결국 관중들에게 돌아가는 가격 부담은 양과 질 면에서 늘게 됐다. 여기에 높아진 건축비로 인해 기존의 좌석값도 다른 야구장에 비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대한야구협회(KBA)와 협정을 맺으면서 고척돔이 완공되면 목동야구장은 아마전용구장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넥센 히어로즈가 고척돔으로 옮겨가야 할 1순위 대상이 됐다. 그러나 프로구단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아직 산적해 있다. 팬들에게 진짜 즐거움을 주고 야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야구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autumnbb@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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