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박병호와 FA가 되는 김현수처럼 올 시즌을 끝으로 영입 가능한 선수들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데려올 수 있는 유망주 선수들을 체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NC 간판타자 나성범(26)에게 지난 3일 마산 두산전은 그래서 의미 있는 무대였다. 이날 김현수를 직접 보기 위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스카우트가 마산구장을 찾았는데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나성범은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기회였다.
나성범은 "스카우트들이 많이 왔다고 들었다. 아직 메이저리그는 먼 꿈이지만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스카우트들에게 내가 어떠한 선수인지를 어필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던 것 같다. 앞으로 못할 때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나성범은 프로 입단 전 연세대 시절에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대상이었다. 당시에는 150km 왼손 파이어볼러로 타자가 아닌 투수로 주목받았다. 그는 "당시 스카우트와 대학 감독님 사이에서 이야기가 있었지만 정작 난 그것도 모르고 야구만 했다"며 "그때도 꿈은 있었지만 솔직히 두려움이 컸다. 외딴곳에서 성공하기란 정말 어렵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실력도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되돌아봤다.
팔꿈치 통증으로 투수로는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프로에서 타자로 완벽하게 정착했다. 정확한 타격과 파워, 좋은 수비력과 강한 어깨에 빠른 발까지, '5툴'을 갖춘 나성범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이제 3시즌을 뛴 그는 앞으로 4시즌을 더 뛰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서른쯤 될 그때까지 실력 유지하면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나성범은 올해도 시즌 초반의 짧은 슬럼프를 딛고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122경기 모두 출장, 타율 3할2푼4리(15위) 154안타(3위) 22홈런(13위) 103타점(5위) 92득점(5위) 22도루(10위) 출루율 3할7푼2리(28위) 장타율 5할3푼7리(11위) OPS .909(18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결승타 18개로 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에 빛난다.
나성범은 "전체적인 기록이 괜찮지만 홈런에 줄어서인지 임팩트가 없어 보이는 것 같다. 작년에는 홈런의 간격이 짧았는데 올해는 한 방씩 쳐주는 게 부족하다. 작년에 못한 20-20으로 위안삼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20경기 정도가 중요하다. 2위를 굳히거나 1위를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남은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