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잠수함 박종훈(24)이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 승선했다. 아직 최종 엔트리 승선 여부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박종훈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는 생각을 밝혔다.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 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된 김인식 KBO(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장은 8일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갖고 45명의 예비 엔트리를 결정해 발표했다. 국내외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총망라된 가운데 박종훈도 당당히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SK의 선발진에 포함되며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박종훈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것은 없다. 박종훈 또한 “만약 내가 우완 정통파 투수였다면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마치 지면을 긁으면서 나오는 듯한 독특한 투구폼이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박종훈의 폼은 이제는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몇 없는 폼이 됐으며 아시아권 이외의 국가에서는 매우 낯선 투구폼이다. 실제 박종훈을 처음 상대한 KBO 리그 외국인 타자들은 “독특한 궤적이다. 치기 어렵다”라고 고개를 젓는다. 단기전에서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박종훈 또한 “아무래도 투구폼 때문에 선발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한 뒤 “포함된 것만으로도 좋다. 만약 대표팀에 간다면 최고의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박종훈은 월드컵 대회와 동아시아 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가 총출동하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혹은 WBC와 같은 대회에 나선 경험은 없다.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손사래를 친 박종훈이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8위에 처진 팀 상황도 있어 남은 일정에 의미가 많은 박종훈이다. 박종훈은 “팀 성적을 내고 간다면 더 기쁠 것이다. 하지만 설사 대표팀에 간다고 해도 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기쁘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겠다. 선발로 나가고 또 불펜으로 뛸 수도 있다. 오히려 그러면 더 좋을 것 같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