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포츠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스타 김선형(27, SK)은 어떻게 될까.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총경 곽경호)는 8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프로농구 및 유도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로 26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프로농구선수는 12명이고, 김선형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구속 입건된 김선형 등의 사건은 9일 검찰로 송치돼 기소여부를 결정 받는다.
아직 김선형이 100% 유죄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경찰은 통장내역 등 구체적 증거를 내밀며 혐의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일부 선수는 혐의를 인정했다.

▲ 대학교 때 불법스포츠도박, 징계수위는?
김선형은 중앙대 재학시절 불법스포츠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선형은 2011년 전체 2순위로 프로농구에 데뷔한 후에는 불법도박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불법스포츠도박은 신분여부를 막론하고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김선형은 프로무대서 배당금을 챙길 목적으로 불법도박을 하거나, 자신이 뛰는 경기를 조작한 사실은 없다는 것.
반면 12명에 포함된 전직 A선수의 경우 프로데뷔 후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했다. 자신이 투입된 경기서 일부러 슛을 넣지 않는 수법으로 고의패배를 했다. 또 다른 B선수는 상무시절 알게 된 유도선수와 불법도박을 모의했다. 이들의 죄질은 김선형보다 훨씬 무겁다. 같은 혐의자들 사이에서도 죄질에 따라 징계의 무게를 다르게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로농구 신인 선수들은 지명 뒤 불법도박에 대한 정신교육을 받는다. 여기서 불법토토를 해본 선수는 서류상 자진신고를 하도록 돼있다. 서류상에 따르면 혐의자 12명 중 김선형만 유일하게 대학시절 불법토토를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당시 KBL은 곧바로 김선형을 징계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겼다.
이성훈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백을 안했다. 김선형은 자백했다. 자백을 한 부분에 대해 그 시점에서 다루는 것이 맞았다. 정황상 그 당시 징계하기가 어려웠다. 지금 자백을 한 부분에 대해 정상참작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 상습도박 기준, 어떻게 볼 것인가?
경찰에 따르면 김선형은 50여 차례에 걸쳐 총 70만 원을 베팅했다. 1000만 원이 넘지 않는 소액의 경우 상대적으로 처벌기준이 낮다. 다만 김선형은 여러 차례 베팅한 정황으로 미루어 상습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액수는 적지만, 한두 번 호기심에 해본 것은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입건된 다른 프로농구 선수들도 적게는 수 백 번에서 많게는 수 천 번까지 불법도박을 했다. 중독 증세를 보인 선수까지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수 억 원을 베팅한 선수도 있었다. 도박의 횟수나 베팅액수는 처벌의 중요한 근거다. 상습도박의 기준을 어떻게 잡을지에 따라 징계의 경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선형은 12명의 선수 중 베팅액이 낮고 횟수도 적은 편이다.
▲ 김선형, 태극마크 박탈당할 듯
김선형이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가대표선수는 뛰어난 실력을 갖춰야함은 물론 국가를 대표한다는 존엄성과 명예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불법스포츠도박을 한 선수는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 현역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형도 태극마크를 박탈당할 전망이다.
이성훈 사무총장은 "국가대표 선발기준에 품위손상 기준이 있다. 그런 기준에서 자격심사를 대한농구협회가 심의한다. KBL에서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농구협회는 김선형 사태와 관련한 경찰조사 결과를 듣고 8일 그의 국가대표 선수신분에 대해 회의했다. 그 결과 김선형의 국가대표직을 박탈하기로 결론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광 감독은 대체선수 선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뛰어난 스피드와 속공능력을 가진 김선형은 국가대표에서도 역할이 큰 선수였다. 대체선수가 뽑히겠지만 김선형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자농구대표팀은 오는 23일 중국 창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 출격한다. 불과 대회 개막을 2주 앞두고 남자농구대표팀은 전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