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 허용=필패? SK의 무기력 단면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8 21: 43

야구에서 선취점은 중요하다. 선취점을 낸 팀이 이길 확률은 강팀이든 약팀이든 훨씬 더 높아진다. 그래서 선취점을 주고도 따라가는 끈질김이 강팀의 필요조건이 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SK는 올해 너무 무기력하다. 왜 8위에 처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일 수도 있다.
SK는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4-10으로 졌다. 1회 3점을 내준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롯데와의 주초 2연전, 한화와의 주중 2연전에서 5위권과의 승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은 첫 판부터 완전히 어그러졌다. 선발은 버티지 못했고 타선은 기회에 득점을 얻지 못했다. SK의 최근 필패 공식이 그대로 이어졌다.
1회부터 산만한 경기가 이어졌다. SK 선발 메릴 켈리는 낫아웃을 포함해 폭투만 3개를 던졌다. 켈리의 제구도 좋지 못했지만 선발 포수 이재원의 포구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단타 3개만을 맞았음에도 3점을 내주며 초반 기선을 내줬다. 1회 실점은 이미 지나간 일. 어쨌든 SK는 켈리가 최대한 오랜 이닝을 버티면서 타선이 초반 점수를 따라잡아야 중반을 기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SK는 올 시즌 초반에 점수를 내주면 역전하지 못하고 계속 끌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SK는 7일까지 올 시즌 선취 득점시 40승18패(.690)을 기록해 리그 4위의 성적을 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선취점을 내줬을 때는 15승46패2무(.246)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이는 막대 kt(.254)보다도 못한 리그 최하위이었다. 역전승 또한 19승에 그쳐 역시 리그 꼴찌에 머물렀다.
시원하게 경기를 뒤집는 경기가 별로 없었다. 투수들은 추가점을 허용하며 버티지 못했고 타선은 좀처럼 희망을 주지 못했다. 하나의 요소가 도드라지는 날도, 두 요소가 복합적인 날도 있었다. 이날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회 박정권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 SK는 1-4로 뒤진 3회 결정적인 추격 기회를 잡았다. 선두 이명기가 우측 담장까지 굴러가는 3루타를 쳤고 조동화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이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믿었던 최정이 힘없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조동화는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갔다. 결국 정의윤이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며 무사 1,3루에서 1점도 내지 못했다. 여기서 1~2점만 따라갈 수 있었어도 경기 양상은 완전히 바뀔 수 있었지만 타선은 힘이 없었고 작전마저 실패했다.
SK는 4회에도 선두 박정권이 안타로 출루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위기를 넘긴 롯데는 4회 2점, 6회 2점을 뽑아내며 8-1까지 달아났다. SK의 마지막 기회는 6회였다. 선두 정의윤이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고 박정권이 우전안타를 치며 다시 분위기를 살렸다. 하지만 정상호가 3루수 방면 병살타로 물러나며 마지막 불꽃마저 꺼졌다. 남은 이닝, 점수차, 그리고 SK의 ‘전례’를 생각하면 경기는 사실상 더 볼 것도 없었다. /skullboy@osen.co.kr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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