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한화, 송창식 117구 사흘 휴식 선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09 06: 12

도대체가 종잡을 수 없다. 선발·구원 보직을 파괴한 비상체제의 한화 마운드가 또 한 번 깜짝 카드를 내세운다. 송창식이 7이닝 117구 투구 이후 3일을 쉬고 다시 선발등판하게 된 것이다.
한화는 9일 잠실 LG전 선발투수로 송창식을 예고했다.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에서 선발로 7이닝 117구를 던지며 승리투수가 된 송창식은 3일 휴식을 갖고 선발 출격을 명받았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안영명 또는 미치 탈보트가 선발로 나설 차례이지만 한화에 순서란 의미 없었다.
송창식은 5일 두산전 선발에 앞서서도 1~3일 3경기 연속 구원등판으로 연투를 한 바 있다. 불과 하루만을 쉬고 나왔지만 2010년 병마에서 복귀한 뒤 가장 많은 7이닝 117구로 투혼을 불살랐다. 이튿날 한화 김성근 감독은 "1회부터 힘을 빼고 제구력으로 던졌다. 나도 그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고 칭찬했다. 송창식은 "내가 선발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렇게 던지고 나면 감독님이 3~4일 회복시간을 주시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117구 이후 3일 휴식 등판은 너무 타이트하다.

올해 한화는 4일 이하 선발등판이 가장 많은 팀이다. 125경기 중 33경기에서 선발투수가 4일 이하 휴식을 갖고 등판했는데 kt(28경기)·LG(27경기)·KIA(26경기)·롯데(23경기)·SK(19경기)·NC(19경기)·삼성(13경기)·두산(11경기)·넥센(10경기) 등 나머지 팀들과 비교해보면 로테이션을 타이트하게 가져갔다.
특히 4일도 아닌 3일 이하 휴식이 3번이나 있었다. KIA 유창식은 트레이드되기 전 한화 소속으로 3일 휴식 선발등판을 경험했다. 지난 4월5일 마산 NC전 5⅔이닝 78구를 던지고 3일을 쉰 뒤 4월9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한 것이다. 결과는 3⅔이닝 67구 3실점 강판이었다.
안영명은 5월12일 대구 삼성전에서 2이닝 39구를 던지고 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강판됐다. 그런데 하루를 쉬고 14일 삼상전에 다시 선발로 1⅓이닝 34구 3실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이틀의 휴식을 가지더니 5월17일 대전 넥센전도 선발로 2⅓이닝 55구를 던지며 4실점했다. 투구수가 적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일주일 3경기 선발이라는 현대야구에서 볼 수 없는 진기록이었다.
올 시즌 한화를 제외한 팀들의 선발 3일 이하 휴식은 kt·KIA·롯데가 1경기씩 있었다. kt 엄상백은 5월3일 수원 NC전 2이닝 38구 이후 5월7일 대전 한화전, KIA 임준혁은 7월24일 광주 롯데전 2⅔이닝 59구 이후 7월28일 광주 SK전, 롯데 이재곤은 8월14일 수원 kt전 ⅓이닝 37구를 던지고 8월17일 목동 넥센전에 등판했다. 모두 투구수 60개 미만 투구로 조기 강판된 뒤 3일 휴식 등판이었다.
하지만 송창식의 경우 무려 117구를 던졌다는 점에서 성질이 다른 문제다. 이미 송창식은 8일 LG전이 시작되기 전 9일 선발로 결정 났다. 김성근 감독은 상대팀별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송창식은 올 시즌 LG전 5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9로 강했던 게 참고사항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10~11일 대전에서 SK와 홈 2연전을 갖는다. SK 상대로 탈보트가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15, 안영명이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2.35로 호투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로테이션 조정으로 해석 가능하다. LG전에는 송창식이 사실상 첫 번째 투수로 불펜을 쏟아붓는 마운드 총력전의 그림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순리를 따르지 않는 변칙 마운드 운용이 통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로 가득하다. 이미 한화는 8일 박정진과 송은범 그리고 권혁을 썼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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