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칭호가 아깝지 않은 '막내' 권창훈의 노련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9.09 05: 50

약관을 막 넘긴 나이, 앳된 모습이 가득하다. 반대로 플레이는 농익었다. 지옥의 레바논 원정길을 월등한 실력으로 넘었다. 슈틸리케호의 떠오르는 막내 권창훈(21, 수원 삼성)의 얘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7위)은 9일(한국시간) 새벽 레바논 사이다 국립경기장서 끝난 레바논(133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서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 1993년 승리 이후 22년-4경기 만에 레바논 원정길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아울러 미얀마, 라오스전 승리에 이어 3연승으로 조 선두를 질주했다.

권창훈의 기량이 물올랐다. 지난 3일 라오스전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골을 터뜨렸다. 레바논전서 기세를 이어갔다. 감각적인 오른발 터닝 슛으로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신고했다.
권창훈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패스면 패스, 슛이면 슛 못하는 게 없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 기라성 같은 유럽파 선배들 사이에서도 빛났다.
권창훈의 발은 1-0으로 앞선 전반 26분 번뜩였다. 상대의 볼을 가로 채 질주,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네 추가골을 도왔다. 세기와 방향이 흠잡을 데 없었다.
권창훈은 전반 42분엔 먼 거리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그의 물오른 기량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후반 15분엔 권창훈의 감각적인 쐐기골이 나왔다. 아크서클 근처서 기성용의 전진 패스를 침착하게 컨트롤했다. 오른발 터닝 슛으로 레바논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 3~4명이 그를 둘러쌌지만 무용지물이었다.
1994년생인 권창훈은 신예 수문장 김동준(연세대)과 함께 슈틸리케호 23인의 막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농익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벌써 A매치 5경기서 3골을 넣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6경기서 7골을 기록했다.
바야흐로 권창훈에게 전성기가 찾아왔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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