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가 출루 머신의 위용을 되살리고 있다. 후반기 출루율에서는 리그 1위를 다툴 수준까지 올라왔다. 적어도 출루율에서는 완전히 자신의 명성을 되찾은 모습이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던 추신수는 후반기부터 ‘각성’ 행진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그토록 깨지지 않았던 2할5푼의 벽을 돌파했고 출루율의 상승 행진은 더 가파르다. 추신수는 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후반기 43경기에서 타율 3할2푼, 출루율 4할3푼7리, 장타율 0.527, OPS(출루율+장타율) 0.964,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221)에 비하면 타율은 1할이 올랐고 출루율(.305)은 1할3푼2리가 오른 모습이다. 특히 추신수의 영역으로 평가받았던 출루율에서는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회복했다. 최근 경기에서는 멀티출루를 이어가며 텍사스가 자신에게 기대했던 활약상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고 있는 것 또한 눈에 띈다. 미 언론들도 추신수의 출루율에 주목하며 “텍사스 타선의 부활을 주도했다”고 호평 일색이다.

이런 추신수의 후반기 출루율은 리그 최고를 욕심내도 좋을 수준이다. 8일까지 후반기 13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1위는 마이클 브랜틀리(클리블랜드)로 4할3푼8리다. 그런데 추신수가 4할3푼7리를 기록하며 브랜틀리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루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후반기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에드윈 엔카나시온(토론토, 0.429)보다도 높은 타율이다. 후반기 들어 4할 출루율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8명에 불과하다.
이런 출루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매 경기 멀티히트를 칠 수는 없으니 반드시 볼넷 등 다른 요소가 끼어야 한다. 그런데 추신수는 후반기 들어 특유의 선구안이 살아나며 리그에서 가장 볼넷을 많이 얻는 선수 중 하나라는 점은 희망적이다. 후반기 들어 추신수는 26개의 볼넷을 얻어 이 부문 리그 공동 5위를 기록 중이다. 1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30개)와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 때 80~100위 정도에 머물던 추신수의 시즌 전체 출루율은 어느덧 리그 23위까지 올라왔다. 지금 추세라면 계속된 순위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 뒤늦은 상승세가 아쉽긴 하지만 추신수의 시작된 출루 행진은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추신수는 9일 시애틀과의 원정 경기에서 7경기 연속 멀티출루에 도전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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