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282’ 강정호, 해결사도 될 수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9 06: 17

강정호(28, 피츠버그)는 이제 피츠버그 내야의 핵심이자 어엿한 중심타자 중 하나다. 지금껏 출전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강정호는 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17경기에 나가 3루수로 70경기, 유격수로 56경기를 소화했다. 타순도 4·5번 배치가 가장 많았다. 강정호는 5번에서 가장 많은 213타석을, 4번에서 그 다음으로 많은 84타석을 소화했다.
중앙 내야수 출신의 선수가 중심타선에 들어서는 것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그렇게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이 장타력을 비롯한 강정호의 타격을 신뢰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강정호는 실제 올 시즌 타율 2할8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812, 13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기대치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다만 여기서 ‘더 치고 나갔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득점권 타율이다.
‘득점권 타율은 허상’이라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낮은 것보다는 높은 것이 좋은 게 인지상정. 이왕 좋은 출발이니 여기에 “찬스에도 강하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측면에서 강정호의 첫 해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강정호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8푼3리로 시즌 전체 성적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 득점권에서 시즌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은데 강정호는 타율과 OPS 모두 시즌 평균보다 떨어진다.

전체 성적으로만 보면 앤드류 매커친에 이어 2위급 성적을 내고 있는 강정호지만 득점권에서는 그렇지 않다. 8일까지 피츠버그 최고의 득점권 타율은 역시 매커친으로 3할7푼9리를 기록 중이다. OPS는 1.179에 이르러 자신의 시즌 전체 성적보다 훨씬 높다. 홈런은 7개지만 무려 60타점을 쓸어 담았다. ‘역시 스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위는 7월 피츠버그에 합류한 아라미스 라미레스로 3할5푼9리의 득점권 타율, OPS 1.041을 기록하고 있다. 39타석에서 22타점을 기록했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그 라미레스의 이미지보다는 괜찮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레고리 폴랑코(.298), 스탈링 마르테(.289), 닐 워커(.286) 또한 시즌 성적보다 득점권 성적이 괜찮은 편이었다. 강정호의 득점권 타율은 이들에 이은 6위다. 타점은 38타점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정호가 주로 5번이나 4번에 출전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리고 앞선 타석에 매커친이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득점권 타율 자체는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은 성적이다. 전체적으로 득점권에서 조금은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영향 탓인지 득점권에서는 유독 땅볼이 많이 나오는 경향도 있다. 땅볼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대개 안타의 확률을 떨어뜨린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강정호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의 타구 결과 중 50%가 땅볼이었다. 뜬공은 31%,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19%였다. 주자가 없을 때는 잡아 당긴 타구가 45.2%였으나 득점권에서는 39.3%로 줄었고 강한 타구의 비율은 주자가 없을 때 35.5%, 득점권에서는 32.1%로 조금 차이가 났다. 4번으로 나설 때 강한 타구 비율이 32.4%로 평균보다 적은 것도 눈여겨볼 만한 일. 스스로의 부담감이 겹친 결과임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때로는 좀 더 과감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미 신시내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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