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5위 경쟁 키 플레이어 4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09 06: 20

‘니가 가라 5강’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화끈하게 치고 나가는 팀이 없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트시즌 막차행 티켓이 주어지는 5위를 둘러싼 4팀의 싸움이다. 이제 각 팀에 남은 경기는 19~22경기 정도. 마지막에 팀을 구할 영웅이 절실한 시점이다.
“4위권과의 승차가 너무 난다”라는 비판의 여론도 있다. 하지만 5위 싸움이 올 시즌 KBO 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8일 롯데가 100일 만에 단독 5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아직 안심은 이르다. 6위 한화가 반 경기, 7위 KIA가 1.5경기, 8위 SK가 3경기 뒤에서 롯데를 쫓고 있다. 맞대결 경기가 남아 있어 이 승차가 시즌 막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4개 팀의 키 플레이어를 뽑아봤다.
롯데 - 돌아온 송승준, 5강행 쐐기 박나

8위까지 처져 있었던 롯데는 9월 들어 리그 최고의 팀으로 변신했다. 9월 7경기에서 6승1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6연승 행진이기도 하다. 투·타의 조화가 절묘했다. 특히 타선이 3할2푼5리의 팀 타율을 기록하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구멍이 난 선발진에서도 배장호 이명우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며 든든한 힘이 됐다. 타선은 5위 경쟁팀에 비해 손색이 없다. 그리고 이제 송승준(35)이 돌아왔다.
롯데 선발진의 중심축 중 하나인 송승준은 오른쪽 굴곡근에 염증이 발견돼 지난 8월 12일 사직 SK전 이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8일 인천 SK전에 복귀전을 가졌다. 결과는 2이닝 퍼펙트 피칭이었다. 이날 결과가 좋음에 따라 이번 주 한 차례 선발 등판을 가질 전망이다.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린드블럼·레일리)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송승준까지 선발진에 힘을 보탤 경우 선발야구를 통한 5위 쟁탈전도 가능해진다.
한화 - 지친 불펜, 이제는 송은범이 해줄 때
줄곧 5위 자리를 유지해왔던 한화는 후반기 40경기에서 15승25패로 처져 있다. 타선은 부상자들의 복귀로 사실상 완전체가 됐는데 전반기 내내 한화를 지탱해왔던 불펜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한화의 후반기 불펜 평균 자책점은 4.90까지 올라왔다. 믿었던 권혁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7.39다. 21경기에서 패전이 4번이나 된다. 윤규진은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고 박정진의 컨디션도 좋은 편은 아니다.
소폭의 반등이야 있겠지만 이미 100이닝 전후를 던진 권혁과 박정진이 시즌 초반만한 생생한 투구를 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결국 4년 34억 원의 몸값을 하지 못했던 송은범(31)에게 다시 눈이 간다. 현재 한화 불펜에서 가장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다. 최근 활약도 좋아 기대가 걸린다. 6일 대전 두산전에서 2이닝 무실점 세이브, 8일 잠실 LG전에서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송은범이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KIA - 나지완, 막판 명예회복 가능할까
KIA의 고민은 역시 타선이다. 애당초 좋은 전력을 갖춘 타선이라 기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한숨이 나온다. 팀 타격 전 부문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도 팀 타율이 2할5푼2리에 머물며 9위 SK(.262)와 제법 격차가 있는 최하위를 기록 중이며 2할3푼8리의 득점권 타율도 리그 최하위다. KIA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5강에 도전하려면 역시 타선이 5경기 중 2경기 이상에서는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김주찬까지 돌아온 상황에서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지원군은 없다. 기존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브렛 필이 고군분투 중이고 이범호도 홈런포로 득점 루트에 힘을 보태는 형국인데 나지완까지 살아나야 그나마 폭발력을 더할 수 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나지완은 타율이 2할4푼으로 처져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2할3푼1리, 홈런은 하나도 없다. 어차피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남은 경기에서 제 몫을 한다면 명예회복은 가능하다.
SK - 최정, 86억의 위력을 보여줘
SK 역시 고민은 타선이다. 외견상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영 기대 이하다. 한 시즌 내내 타선이 일정하게 바닥을 기고 있다. “이렇게 굴곡이 없기도 힘들다”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이런 SK 타선의 내리막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최정의 부상과도 연관이 크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최정은 올 시즌 어깨와 발목 부상으로 1군에 없는 날이 많았다. 최정 없는 SK 타선은 표류에 표류를 거듭했다.
지금도 발목 상태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최정이다. 8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17홈런을 기록한 것은 그나마 분투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타격의 인상은 한창 좋을 때보다 힘이 빠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최정이 더 힘을 내야 한다. 최정이 해결사 몫을 해줘야 SK 타선도 꽉 막힌 혈을 뚫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가혹한 현실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팀 내 최고 스타에게 걸리는 숙명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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