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토토와 승부조작 그리고 음주운전과 관련된 문제들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시즌 개막에 대해 의문이 생길 정도다.
일단 KBL은 지난 8일 재정위원회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상습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11명의 선수에 대해 경기 출전 보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12일 시작되는 올 시즌에 이들 선수는 일단 경기에 나설 수 없다.
KBL의 입장은 확고하다. KBL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돈을 건 혐의로 선수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징계 여부를 확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로농구 현역 선수 11명은 대학 재학 또는 국군체육부대 복무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 대상도 다양하다. 경찰은 밝히지 않았지만 KBL은 실명을 공개했다. 물론 의문인 것은 상무 소속인 선수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고 은퇴한 선수의 권리도 존중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둔 선수들에게는 자비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들중에는 사실상 KBL이 처벌할 권리를 갖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김선형(SK)와 오세근(KGC) 등은 일단 기한부 출전정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처벌이 애매하다. 경찰 관계자들도 이에 대해 수긍하고 있다. 특히 경찰도 KBL에 이들의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2011년까지만 해도 불법 베팅 사업자만 처벌했다. 말 그대로 불법토토 사이트를 개설한 이들만 처벌했던 것. 당시에 사설토토를 통해 가담한 이들은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물론 2012년 2월 법개정으로 베팅 가담자도 처벌 대상이 됐다.
불법토토로 나타난 선수들은 법개정 이전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는 문제가 되지만 당시에는 법률상 문제가 없다. 물론 불법토토를 한 것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이 불법토토를 시도했을 기간은 대학시절이다. KBL 데뷔 후 불법토토를 한 선수들은 있지만 몇몇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또 김선형은 이미 KBL에 데뷔하면서 불법토토를 시인했을 정도. 그 후에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실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KBL이 이들에 대해 처벌을 할 이유가 없다. 농구협회 혹은 대학농구연맹에서 징계를 내릴 수 있지 KBL에게는 권리가 없다. 이점에 대해서는 경찰도 KBL에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KBL 관계자도 이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 액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불법토토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상습도박으로 경찰의 혐의를 받은 상황이다. 법률 전문가들도 이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기소유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소유예는 범죄혐의는 있지만 죄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바로 음주운전을 한 김민구(KCC)와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민구는 음주운전에 이어 대물사고를 냈다.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에 차를 들이 받았다.
사고 당시 김민구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60%였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대물파괴 했다. 음주운전 1회의 경우 0.05%~0.1%미만의 혈중알콜 농두라면 6개월 이하의 징역 혹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게다가 매물 사고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그런데 KBL은 김민구에 대해 경고 조치와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여했다. 물론 음주운전을 통해 개인적으로 큰 피해를 받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무늬만 징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재 불법토토에 가담한 선수들은 이미 출정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음주운전으로 대물피해까지 만든 선수는 경고에 그친 상황이다.

어떤 문제가 더 심각한지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없다. 하지만 현재 KBL의 행태는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선수들에게 기한부 출전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생긴 것이 외국인 선수 2명의 출전이다. 이번 주말 KBL이 개막되는 가운데 선수들에 대거 빠지면서 생긴 부족한 부분을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1라운드부터 2명 출전은 구단들이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반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상황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불법토토에 가담한 선수들이 장기간 출정정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간이 짧다면 2명 출전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불법토토와 음주운전 모두 잘못이 크다. 하지만 징계에 대한 형평성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논란이 생긴다면 피해는 결국 농구팬들이 받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