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목동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2연패를 당하며 4위로 주저앉았다. 2위 경쟁에 먹구름이 낀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극복해야만 하는 무거운 과제가 생겼다.
두산은 최근 있었던 넥센과의 주중 2연전에서 두 번 모두 패했다. 이 2연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넥센에 1경기 앞선 3위였지만, 지금은 위치가 역전됐다. 4연패 늪에 빠진 사이 2위 NC와의 격차도 3.5경기로 늘어났다. 21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뒤집기가 쉽지는 않은 차이다.
4연패 동안 당한 4패 모두 뼈아팠지만, 그 중에서도 9일 목동 넥센전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 두산은 초반 5-0으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3회부터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해 6회말 7실점하며 5-10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더스틴 니퍼트가 무너진 것을 목격한 것도 아픈 부분이었다.

니퍼트는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공을 44개나 던지고 3피안타 2볼넷 5실점(4자책)했다. 물론 마운드에 있는 동안 수비 실책도 있었지만 1이닝을 넘기면서 40개나 넘게 던진 것은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여지가 없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지만,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패한 두산은 넥센과의 정규시즌 16경기를 8승 8패로 끝냈다. 잠실에서는 유네스키 마야의 노히트노런 달성 경기를 포함해 5승 3패로 우위를 보였지만, 적지인 목동에서는 3승 5패에 그쳤다. 목동에서 니퍼트가 평균자책점 9.72로 부진했고, 유희관(6이닝 6실점 5자책)과 장원준(3이닝 7실점 5자책)도 각각 1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목동에서 좋은 승부를 펼치지 못한 것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NC를 제치지 못해 2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서도 넥센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넥센을 4위로 밀어내고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쳐도 넥센이 5위 팀에게 2연패를 당할 가능성은 적다. 두산이 4위라 해도 마찬가지. 결국 NC까지 추월하지 못한다면 서로를 만나야만 하는 것이 양 팀의 운명이다.
그런 점에서 넥센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승부였던 목동 2연전에서 참패한 것이 두산으로서는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은 2년 전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2패 뒤 3연승했을 때도 목동에서 치른 1, 2차전을 내리 내줬다. 5차전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니퍼트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박병호에게 동점 3점포를 얻어맞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현 시점에서 보면 두 팀이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은 꽤 크다. 두산이 정규시즌 2위만 차지한다면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 10승 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NC가 넥센을 누르고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수도 있겠지만, NC가 잘 버티기만 하면 이런 가정도 물거품이 된다. 가을잔치에 참가해도 목동에서 넥센을 이겨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목동은 분명 두산이 넘어야만 하는 산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