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빅리그 첫 시즌에 많은 것들을 해내고 있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팀의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6회초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15호 홈런이자 빅리그 통산 첫 만루홈런이었다.
1-1로 맞서던 상황에 나온 이 홈런은 결승홈런이 됐고, 피츠버그는 5-4로 승리했다. 강정호는 전날에도 솔로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이틀 연속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또한 한 번의 스윙으로 4타점을 수확해 타점도 56타점으로 늘렸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아시아 타자들 중 최고의 장타자로 평가받는 마쓰이 히데키가 첫 해인 2003년에 뉴욕 양키스에서 남긴 성적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마쓰이는 원 게임 플레이오프 포함 163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16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은 마쓰이가 월등하지만 타율과 홈런은 뒤지지 않는다. 특히 홈런은 하나만 더 치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높은 기대 속에 빅리그 데뷔 시즌부터 양키스의 중심타자였던 마쓰이가 첫 해 뽑아냈던 만루홈런을 강정호도 해냈다. 마쓰이의 경우 조 메이스를 상대로 쳤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이 그랜드슬램이었다. 마쓰이는 2003년 두 개를 포함해 통산 6개의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강정호는 15번째 홈런이 첫 만루홈런이다. 하지만 앞으로 빅리그에서 활약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 우선 마쓰이가 적응기를 거치며 기록했던 16홈런과는 이제 단 하나 차이다. 마쓰이가 기대만큼이었다면, 강정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마쓰이를 넘어서면 이구치 타다히토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해 첫 해 날렸던 18개의 홈런에도 도전할 수 있다. 이구치까지 추월하면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로 데뷔 시즌 20홈런도 가능하다. 남은 경기가 24경기에 불과한 것은 변수지만, 후반기 뜨거운 페이스를 생각하면 불가능은 아니다. /nick@osen.co.kr
신시내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