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그랜드슬램까지 작렬시킨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후반기가 누구보다도 뜨겁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팀의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6회초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15호 홈런이자 빅리그 통산 첫 만루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강정호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또한 이번 시즌 만루에서 6타수 2안타 1볼넷 6타점으로 강인했던 면모도 이어갔다. 이제 강정호의 만루 시 성적은 7타수 3안타 1볼넷 10타점으로 크게 뛰었다.

전반기가 적응기였다면, 후반기는 적응한 부분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전반기 72경기에서 그는 타율 타율 2할6푼8리, 4홈런 29타점으로 몸값에 비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는데, 후반기는 그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팀 내 으뜸을 다툴 수준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강정호의 후반기 47경기 타율은 3할1푼2리다. 그리고 한 번의 스윙으로 4타점을 쓸어 담아 11홈런 27타점이 됐다. 경기 수는 훨씬 적지만 전반기 타점에 2개 차이로 다가섰다. 전반기 5개였던 도루가 하나도 없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공격 전 부문에서 전반기를 압도하는 성적을 내는 중이다.
특히 엄청난 홈런 페이스가 눈에 띈다. 이제 하나만 더 치면 전반기 홈런의 3배를 달성하게 된다. 후반기 47경기 11홈런을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37.91개로 38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팀 내에서는 물론 리그를 주름잡는 거포들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결과다.
후반기 페이스가 좋다는 것은 포스트시즌에 가서 더욱 큰 활약을 기대케 할 수 있다. 피츠버그는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어 가을잔치 참가가 유력하다. 비록 아직까지 지구 라이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뒤져 있지만, 강정호가 지금과 같다면 가을에는 어느 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는다. /nick@osen.co.kr
신시내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