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 '10선발+45구원' 역대급 진기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0 13: 01

한화 우완 투수 송창식(30)은 스윙맨이다. 보직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팀 사정에 선발과 구원을 언제든 오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올 시즌 송창식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기용법으로 '10선발+40구원' 클럽에 가입했다.
송창식은 지난 9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왔다. 이날은 송창식의 시즌 55번째 등판이자 10번째 선발 경기였다. 1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되며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에서 7이닝 117구를 던지고 3일을 쉰 투수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선발과 구원을 분주하게 넘나드는 송창식의 피로감은 상당할 것이다. 그의 헌신과 투혼은 기록으로 쉽게 담을 수 없다.
올해 송창식처럼 선발로 10경기, 구원으로 40경기 이상 나오며 총 50경기 넘게 등판한 투수는 KBO리그 역사에서도 드물다. 최초는 1985년 삼성 권영호로 선발 13경기, 구원 41경기 총 54경기를 나섰다. 프로야구 최초의 전문 마무리투수였던 권영호이지만 26세이브를 올린 그해에도 선발로 13경기 나설 정도로 투수 분업화가 뿌리내지지 않은 초창기 시절이었다.

이어 1998년 쌍방울 김원형이 선발 11경기, 구원 40경기로 총 51경기에 등판했다. 그해 쌍방울은 김성근 현 한화 감독이 이끌던 시절로 선발·구원 보직을 파괴한 벌떼 야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김원형이 선발·구원을 오가며 150이닝을 던졌다. 그해 쌍방울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뒤이어 2001년 두산 이혜천이 선발 10경기, 구원 43경기로 총 53경기를 던졌다. 좌완 불펜이었지만 선발이 구멍 날 때 부름을 받았다. 2002년 KIA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도 선발 13경기, 구원 41경기로 총 54경기에 나섰는데 전반기에는 마무리로 활약하다 후반기 들어 선발로 보직 전환한 케이스다.
2003년에는 두산 이재영이 선발 10경기, 구원 42경기로 총 52경기에 출장했으며 롯데 주형광도 선발 10경기, 구원 52경기로 총 62경기를 출장했다. 한 해에 10선발+40구원 투수가 2명이나 나온 건 2003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두산과 롯데 모두 그해 포스트시즌은 나가지 못했다.
이어 2007년 삼성 안지만이 선발 11경기, 구원 42경기로 총 53경기를 등판했다. 지금은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이 된 안지만이지만 초창기에는 선발로도 테스트를 받았다. 그 이후에는 2010년 SK 고효준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2010년 고효준은 선발 10경기, 구원 41경기로 총 51경기를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2010년은 김성근 감독이 SK 왕조를 이끌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5년 만에 송창식이 10선발+40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올해 송창식은 평균자책점 5.91로 앞선 10선발+40구원 투수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송창식은 10번의 선발과 함께 구원등판이 45번으로 기준이 더 높다. 10선발+45구원은 2003년 주형광이 유일한데 당시 그는 74⅔이닝을 던졌다. 송창식은 이미 99이닝을 소화했으며 남은 한화의 18경기에서 언제 어떻게 투입될지 알 수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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