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흔히 보기 힘든 홈런대전이 벌어졌다. 승자는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1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터진 브렛 필의 역전 3점홈런을 앞세워 5-3으로 역전승했다. 홈런 4개를 주고받은 공방전에서 양 팀이 2개씩 홈런을 때려냈는데, KIA의 홈런이 더 큰 임팩트를 남겼다.
먼저 기세를 올린 것은 두산이었다. 주인공은 정수빈. 그는 양 팀이 0-0으로 맞서고 있던 3회말 2사 3루에 나와 KIA 선발 임준혁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정수빈은 중요한 순간 자신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KIA는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이 1점 앞서고 있던 7회초, 쉽게 공략당할 것 같지 않던 유희관은 백용환의 방망이에 고개를 떨궜다. 백용환은 유희관의 싱커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이 솔로홈런에 경기는 2-2 동점이 됐다.
동점이 되자 다시 두산은 균형을 깼다. 이번에는 데이빈슨 로메로의 방망이에서 홈런이 나왔다. 로메로는 좌완 심동섭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 스탠드에 타구를 꽂았다. 이 홈런을 통해 로메로는 전 구단 상대 홈런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KIA에는 4번 필이 버티고 있었다. 필은 팀이 2-3으로 뒤지던 8회초 1,사 1, 3루에서 바뀐 투수 이현승의 2구째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작렬시켰다. 이것이 결승타가 되며 KIA는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홈런에 웃은 KIA는 2연승으로 시즌 60승(65패) 고지에 올라 5위 싸움을 위한 탄력을 얻었다. 반면 선제 투런홈런과 다시 달아나는 홈런에도 불구하고 불펜의 부진으로 경기를 내준 4위 두산은 시즌 최다 연패인 5연패에 빠져 68승 56패가 됐다. /nick@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