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좌완 투수 심재민(21)도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심재민은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특별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개성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최대어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었고, kt는 일찌감치 유희운과 함께 심재민을 지명했다. 그만큼 kt가 기대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고교시절 많은 공을 던진 탓에 입단과 동시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kt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심재민의 팔꿈치 회복에 중점을 뒀다.
기나긴 재활의 과정을 거친 끝에 올 시즌 kt의 1군 데뷔 첫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심재민은 시즌 초 불펜 요원으로 기회를 받았다. 올 시즌 성적은 43경기서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 중이다. 시즌 중반에는 구위가 떨어지며 1군 엔트리서 제외. 재조정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휴식 후 돌아와서 다시 괜찮은 공을 던졌다. 그리고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선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가졌다.

조범현 감독은 이미 다음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젊은 투수들의 보직을 두고 "내년에 캠프에서 늦게 결정하기 보단 지금 여기저기 써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심재민은 첫 선발 등판에서 숙제와 동시에 가능성을 남겼다. 2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의 기록. 삼성의 강타선을 상대로 비교적 잘 막아냈다. 조 감독도 "어제 모습이 괜찮아서 선발로 써볼까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직 선발 등판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심재민에게는 또 다른 놓칠 수 없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심재민 스스로도 선발 보직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 심재민은 "첫 번째 선발 등판이었는데, 처음에는 좋았는데 2회부터 제구가 안 됐다. 볼넷을 안 주는 게 목표였는데 잘 안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중간보단 선발이 편한 것 같다. 부담이 덜하다. 중간에 등판하면 점수를 안 줘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그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kt는 현재 크리스 옥스프링, 저스틴 저마노를 제외하면 고정 선발이 없다.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정대현이 부진하며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그나마 좌완 고졸 루키 정성곤이 1군 복귀 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됐든 남은 선발 자리를 채울 투수들이 더 나와줘야 한다. 특히 상위 지명을 통해 영입된 선수들은 올 시즌 많은 기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선 안 된다.
심재민 역시 그 자원 중 하나다. 아직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선발로 자리 잡아준다면 kt로선 다음 시즌 운영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심재민도 "오는 대로 기회를 잡아야 한다. 다음에 등판한다면 저번처럼 실수하고 싶지 않다"며 어느 때보다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연 남은 시즌 심재민이 또 다른 선발 자원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